한국투자증권 필두로 영업이익 증가세 지속증권업계 오랜 꿈 1조원 돌파 기대감 커져증시불안·카카오뱅크 등 목표 걸림돌 산재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30%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연간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크게 늘어 각각 1조8430억원, 8201억원으로 1년전보다 매출 27.09%, 순이익은 58.9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은 증권업계의 오랜 꿈이다.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빅3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정도가 지난해와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목표로 내걸었으나 아직까지 목표를 달성한 곳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상으로도 미래에셋대우(7322억원)와 NH투자증권(6544억원)은 올해 목표 달성이 요원하다.
한국금융지주 수익 대부분을 내는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공언한 바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영업익 1조원, 3년 내 당기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5485억원, 순이익 408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 달성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강점인 투자은행(IB)부문이 상반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IB부문은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등에서 고른 수익을 내며 전기대비 55.2% 늘어난 1403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지난 10월까지 11개 기업의 공모를 주관해 공모총액 3335억원으로 주관 성적 2위에 올랐다.
◇카뱅 이슈·잦은 압수수색···‘목표달성’ 걸림돌 되나=증권가에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하반기 들어 증시 불안으로 트레이딩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데다 카카오뱅크 지분 이슈 등 해결되지 못한 과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카카오뱅크 지분 이슈는 한국금융지주가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지분 29%를 양도키로 하면서 큰 고비는 넘은 상황이다.
당초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였던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고 34%-1주를 보유한 2대주주로 내려왔으나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른 지분 50% 보유 혹은 자회사 편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 해 지분 정리가 필요했다.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에 지분 양도가 유력시됐으나 한투증권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벌금형 전력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차선책으로 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저축은행, 캐피탈, VC, 자산운용, 부동산신탁업 등 다양한 자회사 포트폴리오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어 경쟁사 대비 자본 효율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도 양호한 트랙 레코드를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지분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도 있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1조999억원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압수수색 단골’이 되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과 10월에 걸쳐 수 차례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9월 초에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프라이빗뱅커(PB) 김모씨가 근무 중인 영등포지점을 압수수색 당했고, 10월 초에 목동지점을 추가로 조사받았다.
상장주관을 맡은 기업 관련 압수수색으로 ‘IPO 명가’의 체면도 구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 IPO 당시 상장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부풀리지 않았는 지 등의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한국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6월에도 ‘인보사 사태’로 논란을 빚은 코오롱티슈진 상장 주관사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8337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성장동력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내년 이익은 올해 대비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 요인이었던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과 IB 수수료 수익의 호조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파생결합증권 발행 감소에 따른 운용자산 성장 둔화로 트레이딩 손익이 감소할 것이며 IB 수수료 수익은 가용 위험액이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해외 부동산 시장 약세와 미매각 자산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hur@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