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HDI사업 정리···반도체기판 사업 집중LED사업 적자 폭 확대···추가 정리 가능성 제기카메라모듈 중심의 ‘알짜’ 계열사 체질 개선 중
2일 LG이노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용 조명과 액정표시장치(LCD) 백라이트유닛(BLU)을 생산·판매하는 이 회사 LED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 누적 4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4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지난 2017년 6000억원이 넘던 LED사업 매출액은 올들어 3분기까지 2800억원 선으로 급감했다. 그동안 LED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던 LCD TV시장의 수요 정체와 판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BLU용 LED시장은 정체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은 LED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LED사업은 수년간 적자를 봤기 때문에 계속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고, 자동차용 LED는 그나마 수익이 난다”면서 “LED 내에서도 사업 효율화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만성 적자로 수익을 갉아먹는 LED사업부 역시 매년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만큼 LG이노텍이 추진 중인 사업 재편에 포함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LG화학에서 넘어온 정철동 사장과 승진한 이인규 부사장(전략부문장)이 올해 경영진 한 축이 돼 실적을 빠르게 개선해 나가고 있는 모습에 수익 위주의 사업 재편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이노텍은 지난 28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스마트폰 메인기판이 포함된 인쇄회로기판(PCB, Printed Circuit Board) 사업을 정리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9월부터 업계에서 흘러나왔던 사업 철수설을 확인한 것이다. 영업정지 금액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약 3.1% 비중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제조자개발생산(ODM) 및 합작개발생산(JDM)으로 생산 전략 변화와도 맞물리는 의사 결정으로 파악된다"고 봤다.
LG이노텍은 이달 말 LG 스마트폰에 주로 공급하던 HDI생산을 중단하고 내년 6월 판매를 종료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영업 중단 배경은 모바일폰용 고부가 제품 수요 감소 및 경쟁 심화로 사업 부진이 지속된 데 따른 조치다. LG이노텍은 “성장·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업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올해 HDI사업이 지난해 매출액 2476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00억원, 영업적자는 600억~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작년에는 870억원의 적자를 냈다. 중국 및 대만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스마트폰 업체의 판매량 감소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된 게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 대신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반도체 기판 등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효율화에 집중한다. HDI 생산설비가 있는 청주공장 인력은 반도체 기판 사업을 하는 구미공장으로 재배치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남은 인력도 모두 반도체 기판 사업으로 이전키로 했다.
LG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사업 체질을 바꿔나가고 있는 움직임는 올들어 유독 빨라지고 있다. 지난 9월엔 전자가격표시기(ELS) 사업을 27억원에 자동화기기업체 에이텍에이피에 매각한 바 있다. ELS는 백화점, 마트 등 유통 매장에 설치되는 가격표시장치인데 주력 사업과 시너지가 없다고 판단해 정리한 것이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기판소재(반도체 기판 등), 전장부품(모터/센서), LED 등 4개 제품군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매출은 카메라모듈을 만드는 광학솔루션 사업이 전체 60%를 넘어섰고, 전장부품 및 반도체 기판을 포함하면 전체 90%가량 차지한다. 2016년 2조8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광학솔루션 사업은 지난해 5조원을 넘어섰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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