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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우리은행장 인선 지연···권광석 대표가 복병?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 지연···권광석 대표가 복병?

등록 2020.01.30 14:1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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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추위, 숏리스트 심층 면접 거쳤지만의견 취합 불발···31일 최종 확정키로 ‘친정 복귀’ 권광석 후보에 이견 감지권 후보 미는 보이지 않는 윗선 의혹도‘내부 수혈’ 원하는 손태승 의중 관건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우리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예상 밖 후보’의 선전에 그룹 내 인사를 기용하려는 손태승 지주 회장과 임추위원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지난 29일 우리금융 측은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숏리스트’에 오른 행장 후보를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 등 심층 면접을 갖고 의견을 취합했으나 끝내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 전날인 28일까지만 해도 우리금융 임추위는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와 김정기 은행 영업지원부문장, 이동연 우리FIS 대표 등 세 명의 면접 대상자를 공개하며 곧바로 행장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행장 후보 추천이 미뤄지자 일각에선 임추위 내부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보통 임추위는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으는 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은 구성원의 생각이 다르다는 의미라서다. 그룹 임추위엔 위원장인 손태승 회장과 함께 지주 과점주주의 추천을 받은 노성태·박상용·정찬형·전지평·장동우 등 5명의 사외이사가 참여한다.

여기엔 ‘친정 복귀’ 의사를 내비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에 대한 평가를 놓고 임추위원이 의견 충돌을 빚었고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관측이다. 이렇다보니 권 대표를 지지하는 누군가, 다시 말해 청와대 등 윗선이 있는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1963년생인 권광석 대표는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적을 두고 있지만 약 30년간 우리은행에 몸담은 사실상의 내부 인사다.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2018년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로 이동하기 전까지 우리은행에서 근무했다. 경력도 화려하다. 우리아메리카은행 워싱턴 영업본부장,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우리은행 대외협력단장, IB그룹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7년 우리금융지주 시절엔 회장실에 있었고 이광구 전 행장 때도 승진자 명단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그래도 권광석 대표를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보는 시선은 드물었다. 일단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받은 4년의 임기(2022년까지)가 절반 넘게 남았고, ‘신용공제 대표’가 여신과 자금운용, 공제 사업을 총괄하는 영향력 있는 직책인데 굳이 행장에 도전할 필요가 있겠냐는 의구심에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4년 개정된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회장을 비상근직으로 바꾸고 관리이사와 감독이사, 신용·공제대표에게 경영을 맡긴 상태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은행장에 대한 권광석 대표의 열의가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직 금융회사 대표가 다른 금융사 CEO 경쟁에 뛰어드는 자체가 상당한 부담임을 권광석 대표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행장에 내정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반대의 경우 소속 회사에서 불편하게 자리를 지켜야한다. 즉, 권 대표로서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특히 행장은 ‘은행 CEO’를 넘어 ‘금융그룹 2인자’라는 의미까지 지니고 있는 만큼 숏리스트에 오른 그 누구도 포기하긴 어려운 자리다. 금융권 전체를 둘러보면 지주 회장 대부분이 행장 출신이며 지금도 상당수의 전·현직 행장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다만 손태승 회장의 의중이 관건이다. 권광석 대표의 급부상은 그룹 안에서 인물을 찾으려는 손 회장의 뜻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여겨져서다. 아직 완전한 골격을 갖추지 못한 우리금융은 절대적으로 은행에 기대야 하는 처지라 그간 외부에선 손 회장이 자신과 가까운 내부 인사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게다가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대표의 관계도 그리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비친다. 각각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으로 계파가 다른데다 권 대표는 ‘손 회장 체제’가 구축되려는 시점에 우리은행과 결별한 바 있다.

임추위는 오는 31일 자회사 CEO 인선 논의를 재개한다. 최종 후보는 우리은행 이사회를 거쳐 3월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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