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안건보다 ‘코로나19’ 안전에 주력조용병·손태승, 무난한 연임 의결 전망신한금융 새 사외이사 2명 선임이 변수
주총 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딱히 눈에 띄는 이슈는 보이지 않는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안건 등이 그나마 돋보이는 이슈지만 이변이 없는 한 주총에서 원안 가결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외이사진에 누가 들어오느냐가 관건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각 금융지주회사는 이달 하순 일제히 서울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감사 선임 등 통상적으로 논의되는 안건들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오는 20일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주총 시즌의 첫 테이프를 끊고 우리금융지주가 오는 24일 주총을 연다. 신한금융지주는 빅4 중 가장 늦은 26일에 주총을 치른다. 농협금융지주는 아직 주총 일정을 정하지 않았으나 이달 안에 주총을 치를 전망이다.
현재 각 금융지주가 주총에 앞서 가장 신경 쓰는 사안은 주총 안건보다 주주들의 안전 문제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전국적으로 퍼진 가운데 여차하면 주총장에서도 주주 간 전염 가능성이 있기에 각 금융지주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주주들의 참석을 최소화하고 주총장에 대해 방역 작업을 하며 불가피하게 주총 현장에 참석해야 하는 주주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주총 참석이 유력한 고령의 재일교포 주주들을 위한 특별 관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 안건 중에서는 조용병 회장과 손태승 회장의 연임 의결이 가장 돋보이는 사안이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각 회사 이사회에서 연임 회장 후보로 낙점됐다.
조 회장은 안팎의 이슈에서 자유롭기에 무난한 연임 의결이 전망된다. 올해 초 채용비리 관련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 회장은 법률 리스크를 해결했다.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회장직 수행에는 큰 문제가 없기에 조용히 2기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의 경우는 조 회장과 약간 다르다. 손 회장도 지난해 이사회로부터 연임을 보장받았으나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문제 탓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오는 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징계안이 확정돼 통보되면 손 회장은 법원에 행정처분 집행 효력정지 가처분을 낼 가능성이 크다. 당국의 제재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고 주총에 나선 뒤 주주들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것이 손 회장 측의 계산으로 풀이된다.
산술적으로 따져도 손 회장의 연임에 큰 문제가 없다. 손 회장 연임에 찬성한 사외이사들의 의견은 곧 주요 과점주주들의 의견이다. 우리금융 과점주주의 지분율은 29.7%다.
단일주주 중 최대주주인 정부(17.25%)와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7.71%)도 사실상 손 회장 연임에 묵시적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과점주주들의 지분율과 합하면 50%가 넘기에 의결에는 무리가 없다.
시민단체 등에 권리를 위임하는 일부 소액주주들이 손 회장 연임과 관련해 돌발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으나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내이사 선임 문제는 큰 이슈가 없으나 사외이사 선임에서는 눈여겨볼 부분이 조금 생긴다. 떠나는 이들의 자리에 누가 들어오느냐가 관건이다. 새 이사들의 진용에 따라 각 금융지주의 경영 방향 전환 여부가 결정되기에 사외이사 문제는 중요 변수 중 하나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중에서는 KB금융지주가 유석렬 이사와 박재하 이사가 5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대신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과 오규택 중앙대 교수가 그 자리에 앉게 됐다. 나머지 회사는 아직 퇴임자와 후임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당초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대규모 물갈이가 전망됐으나 내규에 따라 추가 연임이 어려운 이들을 빼고는 대부분 중임을 결정했다. 따라서 물갈이 규모는 최소화될 전망이다. 현재 퇴임이 불가피한 사람은 신한금융지주의 김화남, 이만우 이사 정도다.
김화남 이사는 9년을 신한금융그룹 사외이사로 일했고 이만우 이사는 6년간 재임했다. 특히 이 이사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어 후임 이사 선임에 따라 향후 신한금융 지배구조 변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