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신탁계약’ 깬 티웨이항공, 코로나19 여파에 현금확보 혈안

50억 규모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해지

당초 계약기간은 5월까지···경영효율성 제고 목적

항공업황 악화, 무급휴직·임금반납도 여의치 않아

코로나19로 운항중단 급증···유동성 확보에 총력

경영난을 겪는 티웨이항공이 자사주 신탁계약을 중도 해지했다. 무급휴직과 임금 반납 등으로 비용절감 중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신탁계약까지 깨면서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19만7356주에 대한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해지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티웨이항공 명의의 증권계좌에 입고된다.

자기주식 취득 신탁이란 현금여유가 있는 기업들이 주가부양 등을 위해 자산운용회사에 의뢰, 자사주 주식을 사들이는 일종의 펀드다.

해지 전 계약기간은 작년 5월8일부터 올해 5월7일까지 1년이었다. 하지만 효율적인 자금운용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계약 해지로 약 5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신탁계약으로 소요되는 수수료 등 사업외 지출까지 아낄 수 있을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이 허리띠를 졸라맨 배경으로는 지난해부터 악화된 항공업황을 꼽을 수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일본 보이콧 운동으로 일본 여객 수요가 급감했다. 또 홍콩 사태와 공급심화 등이 맞물리면서 영업환경은 급격히 어려워졌다.

티웨이항공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 8105억원, 영업손실 1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은 433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중국 등 노선 운항이 중단됐고, 사실상 비행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한 달까지 희망휴직을 받고, 임원진 임금 삭감과 단축근무를 시행하는 등 비용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경영난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더욱이 일본이 한국인 입국자를 14일간 대기 조치하는 입국제한 강화 방침을 내놓으면서, 티웨이항공은 6개 일본 노선 전체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자사주 신탁계약을 중도 해지하면서까지 유동성 확보에 혈안이 된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