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등 4개사 4억달러 증자 예정베트남 마산·빈그룹 이은 세 번째 투자 준비최태원 동남아 전략...투자법인 다음 행선지 ‘촉각’
11일 SK㈜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K그룹은 올해 SK동남아투자법인에 추가 증자를 결정했다. 투자예상 금액은 사업지주사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에서 각각 1억달러를 집행해 총 4억달러 규모다. 2020년 중 증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그룹내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투자와 관련된 사업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투자 시기는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K는 2018년 8월 동남아 시장에서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별도로 투자법인을 싱가포르에 세웠다.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E&S 등 5개사가 각각 2억달러 지분을 출자했다.
SK가 공시한 4개사 증자 계획에 SK하이닉스는 빠져 있으나, 하이닉스 측은 올해도 동남아 투자에 함께 한다는 입장이다.
SK동남아투자법인은 설립 이후 두 차례 베트남 투자를 진행했다. SK그룹은 2018년 9월 SK동남아투자법인을 통해 베트남 시가총액 2위 민영기업인 마산(Masan)그룹 지분 9.5%를 약 4억7000만달러(약 5600억원)에 사들이며 베트남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마산그룹은 베트남 최대 식료품기업으로, 현지 가정집의 95%는 마산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번째 투자는 지난해 5월이었다. 베트남 재계 1위인 빈(Vin)그룹 지주회사 지분 6.1%를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0%를 넘게 차지하는 시총 1위 민영기업이다. 부동산개발, 호텔·리조트, 유통,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은 높은 경제성장률 덕에 동남아 최대 투자처로 꼽힌다. SK가 연내 4억달러 투자처를 확정할 곳도 베트남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에선 이전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내 사업성이 있는 회사를 사들이거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SK수펙스 관계자는 “(베트남) 특정 지역 어디까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최태원 회장은 동남아를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보고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현재 동남아 지역은 그룹 계열사가 상당히 많이 진출해 있다.
지주사는 동남아 최대 공유차량 서비스업체 그랩(Grab)에 지분을 투자했다. SK텔레콤은 그랩과 합작법인을 세워 내비게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남동부 해상유전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SK루브리컨츠는 베트남 최대 윤활유기업 메콩(Mekong) 지분 49%를 인수하며 현지 수출 강화에 나섰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6월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 의장 등이 베트남을 방문해 응웬 쑤언 푹 총리와 면담하고, 재계 1~2위 민영기업과 잇따라 회동하며 베트남에서 파트너십 강화 방향을 모색했다. 현재 SK는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사업 분야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는 다양한 비즈니스모델(BM) 창출 과정에서 동남아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 전략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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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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