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개인 증권계좌 76만개 신설돼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량주에 베팅‘바닥’ 잃은 증시···신용거래 부작용 우려
증시 하락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개미들의 러브콜은 계속되고 있다. 연초 이후 개인들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만 6조3616억원 어치에 이른다. 특히 그간 주식 거래 경험이 없거나 쉬고 있던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3012만개로 지난해 말(2936만개) 대비 2.59%(76만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진 지난달 17일(2968만개)부터 증가세를 시작해 이달 6일 3002만개로 3000만 계좌를 돌파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란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며 6개월간 1회 이상 거래 실적이 있는 증권계좌를 말한다. 주로 개인이 증권사에 개설하는 증권 계좌가 이에 해당한다. 1계좌 당 예탁자산 10만원을 기준으로 잡아도 연초 이후 760억원의 투자금이 증시에 유입됐다고 볼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우량주에 주로 베팅했다. 연초 이후 개인들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6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며 글로벌 증시가 휘청인 이달 들어서도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3조484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주가 하락세에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개인 투자자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6조원 넘게 삼성전자를 사들이는 동안 외국인은 5조5059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투자자 역시 1조원 가까이 팔아치우며 보유분을 줄이고 있다.
개인들은 지금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집중 매수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반도체 업황 반등에 힘입어 연초부터 6만원, 10만원을 넘으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 현재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향후 사태가 잠잠해질 경우 주가가 다시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저가매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같은 매집 행태에 대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시각은 엇갈린다. 주식 거래 5년차 개인 투자자 B씨는 “삼성전자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3만원대였다. 최근 몇 달만 반짝 오른 것을 갖고 지금이 저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한 달 전 증시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 C씨는 “주위에서 5만원 초반이면 싼 가격이라고 해서 5만원대로 떨어지자마자 샀다”며 “주식 거래 어플을 아예 삭제했다. 소액이니 그냥 묵혀두고 지켜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개인 매수세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달 21일 5만9200원에 마감하며 6만원 밑으로 내려앉은 주가는 28일 5만4200원까지 밀렸고, 이달 5일 5만7800원까지 반등했으나 다시 밀려 이날 4만73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월 20일 기록한 연고점(6만2400원) 대비로 24.19%나 내린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추세를 보면 외국인이 내다파는 삼성전자를 개미 장군이 지키고 있는 것 같다”며 “하락장에서 저가 매수는 상식적인 투자 전략이지만 무리한 신용을 끌어오거나 하는 건 잠시 보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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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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