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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한국콜마·코스맥스···‘2세 경영’ 전면승부

‘맞수’ 한국콜마·코스맥스···‘2세 경영’ 전면승부

등록 2020.03.25 16:52

수정 2020.03.26 11:52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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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규모 비슷한 두 기업제약·화장품 신기술 경쟁력 확보 주력 사업 해외시장 우위 선점 관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 투톱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나란히 ‘2세 경영’에 돌입하며 또 한번 전면승부를 예고했다. 창업주 시대부터 라이벌 구도로 주목 받아 온 두 기업인 만큼 다음 바통을 이어받은 자녀들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매년 꾸준하게 매출 성장세를 이어온 두 기업은 1세대 경영에서는 한국콜마가 한 발 앞선 매출 추이를 보이며 ‘화장품 OEM’ 업계 1위의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반면, 코스맥스는 국내보다는 중국·미국 시장 등 글로벌 시장에서 한 발 앞서 나갔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윤동한 전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부회장이 지난해 말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섰으며, 지난 1월에는 동생인 윤여원 부사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으로 승진하며 ‘남매 경영’ 체제를 본격화 했다.

코스맥스는 지난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경수 회장의 장·차남인 이병주·이병만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형제 경영’ 이 본 궤도에 올랐다.

이들 형제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회장은 이번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다만 지분 승계까지 이뤄진 한국콜마와는 달리 코스맥스의 지분 승계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창업주 세대부터 라이벌···‘같은 듯 다른 길’ 경쟁력 확보
=두 기업은 이경수·윤동한 창업주 세대부터 라이벌로 주목 받아왔다. 두 사람은 1980년 대웅제약에서 10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윤 회장은 1947년생으로 다른 회사를 거쳐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기획과 관리부문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고 40대라는 젊은 나이에 부사장까지 올랐다. 이 회장은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제약 영업담당, 오리콤 AE담당을 거쳐 1981년 대웅제약에 들어갔다. 마케팅과 영업분야를 거쳤으며 전무까지 승진했다.

이후 윤 회장은 1990년 한국콜마를 세웠고 이 회장은 1992년 코스맥스를 설립했다. 이로써 대웅제약에서 각각 부사장과 전무를 지내던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업종의 회사를 세우며 같은 길을 걸게 됐다. 이후 두 기업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기 보다는 지금까지 매출과 상장 등에서도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여왔다. 중국 시장에서는 코스맥스가 3년 앞섰다면 상장은 한국콜마가 2년 먼저 하는 등 운명적인 라이벌 구도를 이어왔다.

이제 창업주 경영 세대가 막을 내리면서 시선은 자연스레 자녀들의 경영에 쏠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재까지 자녀들의 그룹 내 경영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콜마 윤 대표는 2009년 한국콜마에 상무로 합류해 2011년 한국콜마홀딩스 기획관리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에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 화장품과 제약 사업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씨제이헬스케어 인수를 진두지휘했고 올해는 제이준코스메틱 인천공장 인수, 대한제당 바이오의약품 티케이엠 경영권 확보 등 공격적인 투자를 주도했다.

최근에는 조직 재정비를 추진하며 신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윤 부회장은 주력 사업인 화장품과 제약 부문을 각각 한국콜마, 씨제이헬스케어를 두 축으로 그룹 내 사업 구조를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한국콜마홀딩스 자회사인 콜마파마와 한국콜마 제약사업부 매각도 추진 중이다. 한국콜마홀딩스가 콜마파마와 한국콜마 제약사업부를 함께 매각할 경우 약 7500억원에 대금을 손에 쥐게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동생 윤 대표도 여성 CEO로서 대담한 경영 스타일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표는 2001년 한국콜마에 입사한 윤 신임 사장은 한국콜마 전무, 에치엔지 대표, 콜마비앤에이치 부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올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음성 공장을 증축하는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은 코스맥스의 형제 경영도 주목된다. 장남인 이 대표는 그간 그룹의 기획조정실 및 해외 영업 총괄 부사장, 국내 마케팅본부 총괄 부사장으로 보직을 역임했다. 특히 화장품 분야에서 한국·중국을 거점으로 전문성을 쌓아왔다. 내부에서는 겸손한 자세와 격식을 따지지 않는 소통으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남인 이병주 대표이사는 이완경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를 이끈다. 이 대표는 그룹에서 경영기획 및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자회사인 코스맥스엔비티에서 영업 마케팅 총괄을 거쳤으며 미국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콜마 제약·코스맥스 화장품···‘글로벌’ 선점 관건
=그룹 내에서 기초 체력을 다진 2세들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양사 모두 글로벌 사업을 위한 사업 다각화로 해외 시장에서의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불확실한 실적을 예고된 상황에 화장품 제조사들의 타격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 만큼 올해 수익성 회복을 얼마나 빨리 정상화 하느냐가 첫 번째 고비다.

코스맥스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두 형제가 지금까지 중국과 미국 사업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그간 이병만 대표가 중국 사업을 이끌고, 이병주 대표는 미국 사업을 이끌어온 만큼 시대 변화에 발맞춰 전문성을 내세우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코스맥스는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질병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미국, 인도네시아 글로벌 생산공장을 풀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코스맥스는 현재 손소독제 제품군을 전체 생산라인의 30%의 규모까지 확대해 매출을 극대화 할 계획이다.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는 “뉴저지에서는 손 소독제를, 오하이오에서는 손 제정제 제품을 이원화해 생산할 것”이라고 “미국에서 손 소독제 관련 설비만 연간 6000만개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글로벌 생산공장을 풀가동해 손소독제와 세정제 관련 제품을 생산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최초로 발병했던 1월부터 손소독제와 세정제 생산에 집중한 만큼 한국법인 상반기 매출이 1년 전보다 약 30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맥스 차이나와 광저우 역시 전통적인 고객사를 비롯해 신규 온라인 고객사를 중심으로 2분기부터 매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광저우에서만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성장까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콜마는 제약 사업으로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이미 해외 진출 부문에서 한발 앞선 코스맥스와 같은 길을 가기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제이준코스메틱 인천공장 인수, 대한제당 바이오의약품 티케이엠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씨제이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제약사업을 강화한데 이어 신규 투자를 통해 신약 개발 역량과 화장품 사업부문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글로벌 R&D 제조 전문회사의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콜마는 국내에서 씨제이헬스케어를 내세워 제약·건강기능식품 사업의 융합 기술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 제 2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한 사명 변경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의 이름을 ‘HK’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며 본격적인 글로벌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사명 변경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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