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시로부터 착공허가 받아코로나19 사태로 현대차 직격탄해외투자자 끌어들이기도 어려워해외인력 입국도 문제···등떠밀렸나
서울시가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중인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건설에 대한 착공 허가를 내줬지만, 준공(2026년 예정)은 커녕 사실상 착공 무기한 연기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한국도시행정학회에 따르면 GBC 개발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27년간 약 26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도 121만5000여 개에 이를 전망이다. 서울시 전체 일자리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이에 착공 허가를 받은 신고자(현대차그룹)는 1년 내에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
다만 문제가 있다. 사업을 주도해야하는 시행사 현대차가 내코가 석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당장 사업 추진동력을 바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달려서다.
현대차 최근 영업 실적이 이를 보여준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 4월 국내 7만 1042대, 해외에서 8만 8037대, 총 15만 907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해외 판매가 무려 -70.4% 감소했다. 전체 판매는 -56.9%, 숫자로는 무려 20만 9874대가 줄었다.
실제 자동차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지역의 판매망은 대부분 마비된 상태다. 거의 모든 글로벌 자동차회사에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등 코로나19 사태가 현재 진행형이다보니 현대차 판매 정상화 시점을 예상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선뜻 자금을 투입할지도 미지수다.
현대차그룹은 공사비 3조7000억원 마련을 위해 해외 연기금과 국부펀드, 글로벌 투자펀드 등 외부 투자자와 공동개발 방침을 세웠는데 해외 투자자들에게 원하는 만큼 자금을 끌어들일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해진다.
시장에선 정부나 서울시 등에 등이 떠밀려 사업을 추진한게 아니냐는 말 마저 나온다. 지난 3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모처에서 만났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뿐만 아니다.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내야 하는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까지 합치면 책임져야한다. 총 4조원에 이르는 건축비만 충당해서는 사업비가 모자란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갈길도 멀다.
단순하게 사옥짓는데 수조원에 이르는 거금을 투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월22일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향후 5년간 미래 기술에만 총 45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내놨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 계획이 담겼다. 삼성동 GBC건립에 쓸돈이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다.
이달 착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GBC사업은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GBC 시공단)을 담당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가 역시 발목을 잡는다. 4조원에 이르는 메머드급 시공에는 설계나 시공 등 외국인 전문가를 비롯해 해외 인력들이 대거 필요하지만, 당장 이들이 입국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GBC사업과 대비되는 123층 규모 잠실 롯데월드타워 역시 시공에 다수의 해외전문 인원들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 첫삽을 뜨는 등 착공에 들어가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
이달 들어 급작스럽게 착공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현대건설 등 시공단측도 일부 당황스런 분위기도 감지된다. 내년 착공정도를 예상했던 GBC시공단측도 준비가 덜된 상황에서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 GBC건립사업단이 있는 그룹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등 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당장 착공을 원해서 진행되는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코로나19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타이밍에 급하게 추진하는 모습이 보인다. 서울시나 정부 등 보이지 않은 손이 움직였을 수 있다. 첫삽을 뜨는 등 현대차그룹의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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