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증 참여위해 신주인수권 발행키로단기차입금 1000억·BW 2000억으로 충당 가능실권주는 주관사가 인수, 현금조달 안정성 확보지분 경쟁 중인 3자 연합엔 매력적 선택지 아냐
한진칼은 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 3000억원을 발행키로 결의했다.
한진칼은 조달한 자금으로 채무상환에 1000억원, 타법인(대한항공) 증권 취득에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표면이자율은 2%, 만기이자율은 3.75%이고 만기일은 2023년 7월3일이다.
한진칼은 지난달 14일 대한항공의 지분 가치 유지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출자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달 말 지난달 이미 단기차입금으로 10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 신주인수권부사채 2000억원으로 필요 자금을 모두 마련했다.
한진칼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보통주 기준 대한항공 지분을 29.96%를 들고 있다. 대한항공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한 만큼, 한진칼이 100% 배정 물량을 소화하려면 2400억원만 투입하면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지분율은 떨어지게 된다. 한진칼을 이를 고려해 600억원 어치를 더 받아 기존 지배력을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진칼이 자회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계열사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주주연합을 견제하는 동시에, 현금을 끌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위험 부담이 높아 선택지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담보대출은 비교적 쉬운 절차를 거쳐 진행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하락 리스크가 존재한다.
만약 한진칼이 대출을 받는다면, 담보유지비율을 지켜야 한다. 주가가 하락해 계좌평가액이 담보비율 밑으로 떨어지면 반대매매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 또 10%대 안팎의 이자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3자 연합의 반발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3자 연합은 유상증자는 찬성하고, 참여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시 위법의 소지가 있다며 압박했다.
한진칼은 신주인수권이 부여돼 있고, 주관사 총액인수가 가능한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주주와 일반인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미달된 실권주가 나오더라도 대표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이 인수하는 만큼, 목표 금액을 채울 수 있다.
청약률 상승과 일정 단축이 가능해 대한항공 유상증자 납입 일정 준수에 더욱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했다.
다만 3자 연합이 이번 신주인수권을 인수한다면 지분율 변동이 예상된다. 행사가액 9만600원을 기준으로 2000억원을 몽땅 사들인다면, 단순 계산으로 약 3.7% 가량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하는 2022년 7월3일 이전까지는 의결권을 가지지 못한다. 당장 표대결 우위가 급선무인 3자 연합 측에는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다.
조 회장은 소모적인 지분경쟁 중단을 선언하면서, 유상증자 가능성을 닫아둔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일반 사채보다 이자율이 낮고 장기로 발행이 가능한 신주인수권을 발행이라는 최선의 방법을 찾았다. 더욱이 추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자본 확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진칼 관계자는 “이번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토대로 적시에 대한항공 유상증자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한진칼의 차입구조 개선 및 추후 자본확충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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