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IT 부문 전담, 아시아나항공 통매각 대상신사업 추진하고 스타트업 투자···기업가치 제고몸값 높이기···일각선 분리매각 사전작업 관측도
16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IDT는 전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새로 추가된 사업은 ▲가상화 및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사업 ▲사물인터넷(IoT) 기반 IT 신기술 적용 융복합 사업 ▲오투오(O2O) 서비스업 ▲지능정보(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활용 제품 및 서비스 개발, 판매업 총 4가지다.
아시아나IDT 사업목적은 기존 32개에서 35개로 늘었다. 포화된 IT서비스 내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신기술 기반 솔루션과 중장기 성장 동력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박 사장이 그룹 IT 부문을 전담하는 아시아나IDT 대표에 오른 것은 2018년이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등 예약·발권 업체인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와 그룹의 4차 산업사회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는 등 일찌감치 IT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재계에서는 박 사장이 그룹 ‘전산실’을 이끌며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가 대표직에 앉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결정됐다. 6개 자회사 모두 통째로 팔리게 되면서 아시아나IDT도 주인이 바뀔 처지에 놓였다.
박 사장의 입지는 불안정해 졌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지지부진 흘러가면서 매각 대상 회사들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 안팎의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박 사장은 정상적으로 경영 과제를 수행하며 회사를 키우는데 몰두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아시아나IDT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36억원, 2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11.4%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60% 증가했다. 중국 법인 금호연건유한공사를 청산하면서 발생한 이익이 반영됐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성과다.
공격적인 투자도 이어간다. 박 사장은 신성장 동력 발굴 목적으로 지난해에만 벤처회사와 사모펀드 총 4곳에 투자를 단행했다. 투입 금액은 43억원 가량이다.
유통 플랫폼 회사인 아이오앤코코리아나 AI 전문 기업 애자일소다 등 성장성이 높은 스타트업의 지분 확보는 아시아나IDT의 기업가치 증대로 연결될 수 있다. 향후 아시아나IDT과의 사업적 협력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박 사장의 행보가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한다. 자회사의 몸값을 높이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매력도를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우선협상대상자 HDC현대산업개발은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IT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아시아나IDT를 활용해 비교적 수월하게 기술력을 구축할 수 있다.
분리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시아나IDT는 항공 뿐 아니라 공항, 운송, 건설, 금융, 제조 전 분야에서 통합관리 데이터베이스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단순 항공 발권과 예매는 아시아나세이버로 충분하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HDC현산으로의 매각이 불발되면 분리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추후 비싼 값에 팔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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