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10거래일 연속 상한가, 주가 14배↑ ‘폭탄 돌리기’ 된 우선주···“오래가지 못할 것”거래소 “이상 급등현상···불공정거래 주의해야”
삼성중공우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프로젝트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진 이달 2일부터 지난 18일까지 무려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6월 증시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역대 최장기간 연속 상한가 기록이다.
한국거래소는 이 종목을 투자 경고 종목 및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하고 지난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매매거래를 정지했으나 주가의 이상 급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중공우는 전 거래일 대비 17만1000원(29.84%) 오른 7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는 삼성중공우에 대해 한 차례 더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하고, 이날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보름새 벌써 3번째 거래정지다.
현재 삼성중공우의 주가는 이달 1일 종가 5만4500원과 비교하면 무려 13.7배(1265.1%)나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 보통주 주가는 4980원에서 6470원으로 29.9% 오르는 데 그쳤다. 보통주 대비 주가 괴리율은 1만1399%에 달한다. 단순히 수치로 설명하기 힘든 비정상적인 급등 현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주는 유통물량이 적고 보통주에 비해 거래량도 적어 주가가 쉽게 급등락할 수 있다. 지금처럼 수요가 몰릴 때 가격 변동폭은 더 커진다.
하지만 잇따른 폭등으로 사실상 ‘폭탄 돌리기’가 시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우선주들이 연일 강세를 보이며 상승장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험적으로 이는 절대 오래가지 못한다”면서 “현재의 폭탄 돌리기가 끝나면 결국 가격은 급락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거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우선주는 대개 얼마 못 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에는 아시아나항공 우선주의 이상 급등으로 다른 우선주들까지 덩달아 폭등했고, 대부분은 일주일을 채 못 넘기고 폭락이 시작돼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문제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현 상황이 언제쯤 끝날지 예측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삼성중공우 외에도 ▲일양약품우(253.97%) ▲두산퓨얼셀1우(229.89%) ▲한화우(187.71%) ▲SK증권우(169.77%) ▲KG동부제철우(145.5%) ▲한화솔루션우(141.94%) ▲SK우(122.75%) ▲JW중외제약우(114.21%) ▲남선알미우(97.37%) 등 이달 들어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모두 우선주가 차지할 정도로 우선주 과열 양상이 확산된 상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장 조정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선주 급등은 주식시장 상승장 끝물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시장 조정의 시그널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순환매 장세의 마지막 국면에서 우선주의 급등이 나타나곤 한다”면서 “투자자들은 단순히 낙폭 과대주를 사들이기보다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탄탄한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도 최근 우선주가 이상 급등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투자유의안내’를 발동했다. 일부 우선주가 기업실적과 관계없이 이상 급등현상을 보이면서 투자자의 주의 환기와 뇌동매매 방지를 위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가 급등한 우선주는 상장주식 수가 적고 시가총액이 낮은 저유동성 종목이 대부분”이라며 “증시가 불안정한 시기에 급등락 현상이 두드러지는 우선주를 대상으로 한 시세 조종 및 부정 거래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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