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품 판매마다 ‘대란’···추가 판매도 검토판매 품목·물량 제한적···막대한 물량 남아최소 마진으로 영향 미미···코로나 종식 필요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계열사 롯데쇼핑의 온라인 채널 ‘롯데온’을 통해 지난달 23일 진행한 1차 재고 판매에서 행사 시작 1시간만에 준비 수량의 70%를 판매했다. 이어 같은달 24일부터 진행된 롯데백화점과 아울렛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3일간 53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1일부터 롯데온에서 2차 온라인 판매를 진행 중이다. 1차 판매보다 물량을 10배 늘렸는데, 현재 60% 전후로 물량이 소진됐다.
신라면세점은 자체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 ‘신라트립’에서 지난달 25일 1차 판매를 시작했다. 프라다 등 인기 브랜드의 제품을 100억원 가량 풀었는데, 오픈 후 시간당 50만명 이상 접속하며 3시간만에 50%가 판매됐다. 이어 이달 2일부터 진행된 2차 판매에서는 발렌시아가와 발리 브랜드를 선보였는데 발렌시아가는 전량 세시간만에 품절됐다.
계열사 SSG닷컴(쓱닷컴)을 통해 가장 먼저 재고 판매를 시작한 신세계면세점은 벌써 5차 판매까지 진행중이다. 1차 판매에서는 지방시 등 40여종 브랜드를 선보여 90% 이상 재고가 소진됐다. 2차 판매에서는 끌로에 등 60여종 브랜드를 선보여 70% 이상 판매했다. 3차 판매 역시 토리버치, 발리 등 90여종 브랜드를 선보여 60% 이상 판매했다.
지난달 26일부터는 선글라스를 중심으로 4차 판매에 들어갔고, 같은달 29일에는 토즈, 롱샴 등 브랜드를 중심으로 5차 판매에 들어갔다. 현재 4차 판매는 40%, 5차 판매는 60% 정도 물량이 소진됐다.
재고 면세품 인기가 높기 때문에 3사 모두 추가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판매 추이를 지켜보며 브랜드와 품목을 상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흥행에도 불구하고 면세업계는 여전히 표정이 어둡다.
무엇보다 재고 소진에 초점을 맞춘 행사이기 때문에 마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면세점들은 패션잡화 브랜드의 원가에 관세 등을 붙인 시중가에 최대 70%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장사인 셈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고가 쌓이는 상황에서 일부 재고를 소진한 데 의의가 있다”며 “재고를 브랜드에 반품하거나 파기하는 것보다는 나은 상황이지만 거의 마진이 남지 않는다”고 전했다.
여기에 판매할 수 있는 품목과 물량이 제한적이어서 실제 수익 개선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 관세청이 면세업계 지원을 위해 판매를 허용한 재고는 6개월 이상 장기재고뿐으로, 이 재고는 전체 재고에 비하면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장품과 술, 담배가 판매품목에서 제외됐고, 패션잡화 중에서도 할인 판매를 거부한 명품 브랜드들이 있어 실제 판매되는 재고는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고 있어 근본적으로 면세업계의 상황이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더소요될 전망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1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2%나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2월 36.7%, 3월 49.8%, 4월 50.5%씩 줄어든 상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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