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부는 호텔신라가 김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매매대금 청구소송에 대해 호텔신라의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호텔신라에 788억1047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번 소송은 동화면세점의 지분을 둘러싼 것으로 1심 판결까지만 벌써 3년 여를 끌어왔다.
사건의 발단은 7년 전인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텔신라는 당시 김 회장이 보유한 동화면세점 주식 19.9%를 600억원에 매입했다. 롯데관광의 용산개발사업 부실 해결을 돕기 위해서였다. 김 회장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의 남편이다.
호텔신라는 지분 매입을 계약을 하면서 계약 체결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 김 회장이 해당 주식을 재매입하지 못하면 담보 설정된 김 회장의 동화면세점 지분 30.2%(54만3600주)를 호텔신라가 가져가기로 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6년 6월 호텔신라는 해당 계약에 따라 풋옵션을 행사, 김 회장에게 지분 19.9%에 상응하는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 회장 측은 주식을 재인수할 여건이 안 되니 담보였던 동화면세점 주식 30.2%를 가져가라고 대응했다.
이에 호텔신라는 2017년 7월 주식 처분금액을 반환하라며 소송으로 맞섰다. 호텔신라가 김 회장의 대응대로 동화면세점 주식 30.2%를 보유하게 되면 이 회사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사실상 호텔신라와 김 회장이 서로 동화면세점을 갖지 않겠다는 내용의 소송이었던 셈이다.
호텔신라가 소송까지 벌인 것은 동화면세점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이 면세점을 운영할 수 없어서다. 현행법상으로도 호텔신라는 대기업으로 분류돼 중소 면세사업자인 동화면세점 경영권을 넘겨받아도 운영할 수 없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면세시장이 위축돼 동화면세점 경영권을 넘겨 받더라도 매각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 회장은 이번 소송 결과에 대해 항소를 제기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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