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현대차 총수 간 차세대 배터리 사업 논의전기·수소차 충전소 구축방안 등 시너지 모색재계 “현대차 모빌리티 사업, 다양한 협업 필요”
정 부회장은 국내 배터리 3사 사업장을 모두 찾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확대 계획에 보조를 맞출 배터리 공급 문제 등을 살펴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신모델을 내놓을 계획인데, SK이노베이션이 50만대(약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1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LG화학은 2차 공급사로 선정됐다.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이뤄진 재계 2,3위 총수 만남에선 양사의 배터리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이날 기아차 니로EV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의 조립 라인을 둘러봤다. 2012년 준공한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은 연 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췄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했으며, 지난달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났다.
이번엔 최태원 회장과 만나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협력은 물론, 미래 모빌리티 사업 방향성에 의견을 같이 나눴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향후 대량 생산 및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오는 2025년까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3위권에 진입한다는 사업계획을 구상 중이다. 또 배터리 물량 확보 과정에서 각 업체별 기술력과 원가 절감 등을 검토 중인 단계다.
글로벌 전기차 빅4 구도는 현재 테슬라, 비야디(BYD), 르노-닛산, 제너럴모터스(GM) 순이다. 현대·기아차, 폭스바겐 등이 상위권 진입을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투자가 활발하다.
산업계에선 현대차가 배터리 3사와 협력 확대에 나선 배경은 향후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안정적인 배터리 확보 차원이란 해석이 강하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빅3 도약을 목표로 향후 부족할 수 있는 배터리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여러 회사와 협업해야 한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배터리 회사를 만나는 것은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이 잘 안되고 있다는 문제를 감안한 것”이라면서 “배터리 업체들이 설비를 늘리지 않으면 공급 부족 상태를 맞을 수 있는 만큼, 완성차 제조사들은 여러 배터리 회사와 다각도로 협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도 일본 파나소닉만 거래하다가 CALT을 비롯한 중국 업체와 공급계약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화학은 GM, BMW, 현대차 등 글로벌 제조사 대부분과 손을 잡았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삼성SDI에 이은 배터리 후발주자로 현재 유럽, 중국에 이어 북미 지역에 공장 증설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와 손 잡고 배터리 사업을 크게 확대하기 위해 공장 증설 등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차가 추진하는 모빌리티 사업에 SK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됐다고 한다.
양사 총수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등을 논의했다.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SK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같이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는 국내외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정의선 부회장이 구상하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펼치려면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지 않으면 미래 사업에 생존력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을 방문한 뒤 정의선 부회장은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전기차·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양사가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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