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하이브리드의 장점 모은 PHEV실내 마감·공간 활용 잡은 합리적 SUV국산·수입 경쟁모델 대비 뛰어난 가성비
문득 생각합니다. 도심 출퇴근은 전기차처럼 조용하게 달리고, 주말 장거리 여행에서는 충전 스트레스 없이 엔진으로 달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적당한 배터리 크기, 적당히 효율적인 엔진, 거기에 급속 충전까지 지원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 모두가 말로는 '이상적인 이동 수단'이라 외쳤지만, 정작 높은 가격표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던 영역을 똑똑하게 파고든 차가 나타났습니다. BYD 씨라이언 6 DM-i입니다.
그동안 BYD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아토 3, 씨라이언 7, 씰, 돌핀 등 전기차 라인업만 차곡차곡 쌓아 올렸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드를 선보였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간섭과 하이브리드의 실용성 사이에서 고민하던 운전자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가장 중요한 가격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씨라이언 6 DM-i 몸값은 3750만원입니다. 웬만한 국산 중형급 SUV의 내연기관 트림이나 하이브리드 기본형 모델과 비교해도 저렴한 수준입니다. 수입 PHEV들이 보통 6000만~8000만원 선을 넘나드는 모습을 떠올려 보면, 그야말로 판을 흔드는 파격적인 가격표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씨라이언 6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차는 아닙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운전석에 앉아 가격표를 한 번 떠올리고 나면, 모든 아쉬움과 작은 타협이 순식간에 납득이 가는 신기한 마법을 경험하게 됩니다.
실내로 들어서면 실용적인 공간 활용과 꼼꼼한 마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도어 포켓은 물론 센터 콘솔과 그 아래쪽에 마련된 2단 콘솔 박스가 상당히 깊고 넓어서 일상적인 소지품을 수납하기에 매우 유용합니다. 실내 소재감도 꽤 뛰어납니다. 운전자의 손과 몸이 자주 닿는 곳에는 부드러운 인조 가죽을 아낌없이 두르고, 눈에 잘 띄지 않거나 하단부 영역에는 단단한 플라스틱 소재를 적절히 배치하여 생산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했습니다. 알뜰한 설계죠. 여기에 앞 좌석 측면 유리에는 이중 접합 유리를 기본 적용하여 정숙성까지 단단히 챙겼습니다.
대시보드 한가운데 자리 잡은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는 시각적인 만족감이 큽니다. 화면이 크고 시원할 뿐만 아니라 터치 반응 속도도 매우 빠릅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역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직관적으로 닮아 있어서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연결했을 때 만족도는 더욱 올라갑니다. 시원시원하게 펼쳐지는 화면 크기 덕분에 내비게이션 보기가 매우 편하고, 음악을 재생할 때 커다랗게 띄워지는 앨범 커버 이미지는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해줍니다.
편의 장비 구성도 무척 화려한데요. 머리 위로 넓은 개방감을 선물하는 파노라마 선루프, 여름철 필수 요소인 1열 통풍 시트, 그리고 도심 정체길에서 유용한 레벨 2 수준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까지 알차게 갖췄습니다. 앞차가 멈춰 서면 완전히 정차한 후 다시 출발하는 기능까지 부드럽게 지원합니다. 운전석 앞 유리에 투사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빠져 있다는 점은 살짝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습니다. 배터리가 가득 차 있을 때는 완벽한 전기차처럼 동작합니다. 도심에서 웬만한 가속 상황에서는 엔진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 오직 전기모터 힘만으로 매끄럽고 조용하게 차체를 밀어붙입니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70km로 인증받았는데, 알뜰하게 달린다면 그 이상도 충분히 달릴 수 있을 듯합니다.
시승 코스는 양재IC부터 한남대교까지 숨 막히는 고속도로 정체 구간과, 뻥 뚫린 경부고속도로, 올림픽대로를 골고루 지나도록 구성했습니다. 주행을 이어나가며 배터리가 모두 소모된 상태(HEV 모드)가 되었음에도 전기모터 개입 빈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에 놀라게 됩니다. 주행 중 엔진과 회생제동을 통해 배터리를 알뜰하게 채워두었다가, 정체 구간이나 부하가 적은 상황에서 모터로 꾸준히 힘을 더합니다.
고속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큰 힘을 내기 위해 엔진이 깨어날 때도 진동과 소음이 잘 억제되어 있어 개입 느낌을 거의 받기 어렵습니다. 계기판을 유심히 보지 않는다면 엔진이 돌고 있는지조차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매끄럽습니다.
연비 효율성 역시 매우 뛰어납니다. 배터리 방전 상태에서 측정한 연비 결과는 고속 위주 주행 시 약 19.6km/L, 도심 주행 시 무려 약 27.8km/L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경사도가 높고 오르막이 지속되는 남산 언덕길 등 다소 가혹한 주행 환경에서도 연비는 약 23.2km/L 수준을 단단하게 유지했습니다. 기름값 걱정을 크게 덜어주는 놀라운 효율입니다.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계기판에는 우리나라에서 쓰는 km/L 단위가 아니라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쓰이는 L/100km 단위를 적용했다는 점입니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다소 낯선 표기인 만큼, 국내 판매 모델에서는 익숙한 km/L 단위로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승차감 또한 가격대를 고려하면 제법 훌륭합니다. 하체가 지나치게 딱딱하거나 불쾌하게 튀지 않고, 도로 이은매나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 때 부드럽게 흡수하며 착지하는 감각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유럽 브랜드보다는 아시아 브랜드의 하체 세팅과 유사합니다. 패밀리 SUV로서 가족들을 태우고 이동하기에 모자람 없어 보입니다.
소소한 아쉬움을 꼽자면 계기판 디스플레이인데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할 때 계기판 그래픽이나 테마 디자인이 조금 더 직관적이고 화려하게 바뀌도록 연출해 주었다면 운전하는 재미가 한층 더 커졌을 듯합니다. 더불어 표시되는 정보가 너무 많아 조금은 산만한 기분도 듭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차의 만듦새와 마감, 완성도를 따져보면 감탄이 먼저 나옵니다. "어떻게 이 가격에 이런 수준의 차량을 만들어 내놓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시승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BYD 씨라이언 6 DM-i는 그동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높은 진입장벽 앞에서 망설였던 수많은 운전자들에게 가장 확실하고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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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senn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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