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학생부터 키운다···'55조 투입' 한화, 우주·AI 인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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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부터 키운다···'55조 투입' 한화, 우주·AI 인재 전쟁

등록 2026.08.15 10:00

이승용

  기자

발사체·위성·국방 분야 전문인력 단계별 육성대학 계약학과·세 자릿수 경력채용 병행

사진제공=한화그룹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그룹이 우주·인공지능(AI) 사업에 2040년까지 55조원을 투입하면서 '인재 확보'를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 제조를 넘어 우주 AI 데이터센터와 국방 AI까지 사업 영역이 넓어지면서 단기간에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중학생 조기 발굴부터 대학 계약학과, 경력직 영입까지 인재 확보의 전 과정을 직접 구축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우주의 조약돌' 5기 교육을 시작한 데 이어 동남권 대학 3곳과 채용 연계형 인재 양성 협약을 맺었다. 한화시스템은 우주사업부에서 세 자릿수 규모의 경력직 채용에도 나섰다. 청소년을 발굴해 대학에서 양성하고 필요한 전문가는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식이다.

한화와 KAIST가 공동 운영하는 '우주의 조약돌'은 전국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우주 인재 발굴 프로그램이다. 5기 교육생 30명을 선발해 연말까지 우주 기술과 산업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단순 체험형 교육을 넘어 장기적으로 우주산업에 필요한 인재 풀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

대학 단계에서는 채용과 교육을 직접 연결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엔진은 경상국립대·부산대·국립창원대와 인재 양성 협약을 맺었다. 부산대에는 첨단기계시스템공학과 계약학과를 신설하고 경상국립대와 국립창원대에는 AI 분야 계약정원제 석사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선발 학생에게는 학자금과 생활보조금, 인턴 기회를 제공하고 졸업 후 별도 절차를 거쳐 한화 계열사 취업으로 연계한다. 대학과 공동연구와 기술교류도 확대한다. 필요한 기술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인력을 대학에서 확보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에 가깝다.

이미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은 외부 영입으로 채우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하반기 우주사업부 경력사원을 세 자릿수 규모로 채용한다.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저궤도 위성통신, 위성용 태양전지, 위성 서비스 운영·영업·전략 등이 대상이다. 실무경력 5년 이상을 주요 자격으로 내걸고 석·박사 학위 기간도 경력으로 인정한다.

한화가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은 추진하는 사업의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자 발사체 개발에 약 23조원을 투입하고 한화시스템은 약 20조원을 들여 SAR 위성군과 우주 AI 데이터센터,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추진한다.

필요한 인력도 단순 제조인력에 그치지 않는다. 발사체 설계·제작부터 위성 운용, 위성 데이터 분석, AI, 위성통신, 국방체계 적용까지 전문 영역이 세분화돼 있다. 한화시스템은 2031년까지 SAR 위성 64기를 발사하고 192기 규모의 위성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창원 국방 AI 데이터센터와 'Defense OS'를 연계해 위성 정보를 항공기·무인기·함정·지상 무기체계 등에 활용하는 구상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인력을 시장에서 한꺼번에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주산업은 국내에서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진입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위성·발사체·AI·국방을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인력은 더욱 제한적이다. 한화가 중학생 단계부터 인재를 발굴하고 대학과 채용을 연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한화의 우주사업 경쟁이 기술과 자본뿐 아니라 인재를 얼마나 선점하느냐의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규모 투자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려면 설비를 구축하는 것만큼 이를 설계하고 운용할 전문인력을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화는 인재 확보를 계열사 내부에만 가두지 않고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스타트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동남권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제조·운용 인력을 양성해 계열사와 협력업체로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은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 기업이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지역 생태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55조원이라는 자본을 투입하는 한화의 다음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다. 발사체에서 위성, 우주 데이터와 AI, 국방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만큼 필요한 인재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한화가 중학생 조기 발굴부터 대학 계약학과, 전문가 영입까지 인재 확보 체계를 동시에 가동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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