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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통행세’ 부당지원 혐의···과징금 647억원·총수 고발 ‘철퇴’

SPC그룹 ‘통행세’ 부당지원 혐의···과징금 647억원·총수 고발 ‘철퇴’

등록 2020.07.29 14:06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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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부장지원 제재···역대 최대 과징금SPC삼립 가치 높여 경영승계 구도 마련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견기업의 SPC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 칼을 뽑아 들었다.

공정위는 29일 그룹 내 부당지원행위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SPC그룹에 총 6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이다.

또 허영인 회장, 조상호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와 파리크라상·SPL·BR코리아 등 3개 계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SPC는 지난 2011년부터 7년 동안 SPC삽립에 총 414억원의 이익을 몰아줬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밀가루액란 등 원재료시장 상당 부분이 봉쇄돼 경쟁기반 침해가 발생했다고 봤다.

특히 파리크라상, SPL, BR코리아 등 3개 제빵계열사를 통한 '통행세 거래'로 381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삼립에 제공했다. SPC는 이들 3게 제빵계열사가 2013년 9월부터 2018년 7월까지 밀다원, 에그팜 등 8개 생산계열사 제품을 구입할 때 SPC삼립을 통하도록 했다.

SPC삼립은 생산계열사에서 밀가루를 740원에 사서 제빵계열사에 이를 779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다. SPC삼립이 210개 제품에 대해 챙긴 마진은 연평균 9%였다.

SPC는 SPC삼립이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SPC삼립이 생산계획 수립, 재고관리, 영업 등 중간 유통업체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SPC는 통행세 거래가 부당지원행위임을 인식했음에도 외부에 발각 가능성이 높은 거래만 표면적으로 거래 구조를 변경하고 사실상 통행세 거래를 지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허 회장이 주관하는 주간경영회의를 통해 이에 대한 대책도 논의했다.

통행세 거래로 SPC삼립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제빵계열사의 원재료 가격이 높아져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제품 가격은 높게 유지됐다.

계열사인 샤니는 2011년 4월 SPC삼립에 판매망을 정상가인 40억6000만원보다 낮은 28억5000만원에 양도하고, 상표권을 8년간 무상으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어 총 13억원을 지원했다. 당샤니는 양산빵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 1위였음에도 SPC삼립을 중심으로 판매망 통합으 전행했으며 양도가액을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상표권을 제외하고 거래했다.

샤니와의 판매망 통합 이후 SPC삼립은 양산빵 시장에서 점유율 73%의 1위 사업자가 됐고 영업성과도 개선됐다. 반면 샤니는 0.5%의 낮은 영업이익률로 삼립에 빵을 공급하는 제조공장 역할을 하게 됐다.

SPC그룹으 2012년 12월 계열사인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정상가격인 주당 404원보다 현저히 낮은 주당 255원에 SPC삼립에 양도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SPC삼립에 총 20억원을 지원했다.

SPC삼립이 밀다원 주식을 100% 보유하는 경우에는 밀다원이 삼립에 판매한 밀가루 매출이 일감 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제외돼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고 통행세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SPC삼립에 지분 전체를 이전한 것이다.

파리크라상과 샤니는 밀다원의 생산량과 주식가치 증가가 예상됨에도 현저히 낮은 금액으로 주식을 거래했다. 이로 인해 파리크라상은 76억원, 샤니는 37억원의 매각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SPC가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의 주가를 높인 후 총수 2세들이 보유한 SPC삼립 주식을 파리크라상에 현물출자하거나 주식으로 교환하는 목적으로 부당지원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100% 가진 지주회사격인 파리크라상의 2세 지분을 늘리면 총수 일가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파리크라상은 허영인 회장이 63.5%, 허 회장의 배우자 이미향 씨가 3.6%, 장남 허진수 사장이 20.2%, 허희수 전 부사장이 12.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PC 계열사들의 이익 몰아주기로 2010년 2693억원이던 삼립의 매출액은 2017년 1조101억원으로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4억원에서 287억원으로 늘었다. 주가 역시 폭등했다. 2011년 초반 1만원대였던 SPC삼립 주식은 2015년 8월 41만1500원을 찍는 등 40배 넘게 뛰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중견기업집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통행세 구조로 인해 봉쇄됐던 SPC 집단의 폐쇄적인 제빵 원재료 시장의 개방도가 높아져 계열사가 아닌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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