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11일 아시아나 M&A 파기 공식 선언지난해 시장 우려에도 인수 ‘자신감’ 보였는데···10개월간 계약 미룬 정 회장 책임론 수면 위로계약 성패 유무 관계 없이 정 회장 신뢰도 타격
11일 산업은행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노딜(No-Deal)’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진행됐던 대형 M&A가 아무런 성과 없이 10개월만에 막을 내린 셈이다.
이에 당시 시장의 우려에도 모빌리티 기업을 표방하며 인수 자신감을 보였던 정 회장의 책임론은 물론 시장 신뢰도 역시 가파르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HDC그룹은 2조5000억원이라는 압도적인 액수를 인수금액으로 제시하며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곧바로 본계약(SPA) 체결도 진행 됐다.
정 회장은 기자회견 당시만 해도 “아시아나항공 임직원과 긍정적 시너지를 이뤄내 주주와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이는 상태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HDC그룹이 아시나아 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 하루 전인 4월 29일 인수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선언한 게 이번 노딜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HDC그룹은 끊임없이 금호산업 측에 재실사를 요구하며 본 계약 잔금 처리를 미뤄왔다. 이에 외부에선 HDC그룹이 이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했음에도, 인수 결렬 책임을 피하기 위해 ‘억지’ 재실사 요구를 하고 있다는 의혹도 들끓었다. 그 동안 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다.
계약 마무리가 기약없이 미뤄지자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까지 나서 조속한 종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HDC그룹 측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이에 이 회장은 지난달 3일 브리핑에서 “금호산업과 산은은 하등 잘못한 게 없고 계약 무산의 법적 책임은 HDC현산에 있다”며 “HDC현산 측이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계약금 반환 소송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이같은 상황을 지켜본 시장은 M&A 성사 여부와 관련없이 HDC그룹과 정 회장에게 냉철한 평가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HDC그룹 재무건전성은 유지할 지 몰라도 잦은 입장 번복으로 인해 신뢰도 추락이 불가필 할 것이라는 의미다.
HDC그룹 측은 “책임론과 관련된 입장은 없다”면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측이 당사가 거래종결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음을 사유로 계약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약 미종결 책임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에게 계약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 해지에 필요한 절차를 법적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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