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멈췄던 지배구조 개편안공정위, 내년 5월 총수 지정 전망3세 경영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 재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5월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하고 재추진을 언급했지만 재시동에 대한 움직임은 없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모듈 및 애프터서비스(AS) 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변경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합병 비율에 반대하는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는 부담에 결국 이를 철회했고 정 회장은 고배를 마셨다. 당시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대해 부족한 점을 보완해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주주, 시장과의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떠한 구조개편 방안도 주주,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를 수렴해 지배구조 개편을 보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로 짜여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하기가 쉽지 않지만 풀어야 할 과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내년 5월 1일 정 회장을 그룹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지배구조 개편안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재계의 중론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현대차그룹의 고리는 핵심 고리를 포함해 총 4개다. 4개 고리에 포함되는 회사는 3개 핵심계열사와 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 5개다.
그룹의 지배구조의 핵심은 ‘현대모비스’이다. 현대자동차의 지분 21.4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는 지분 17.28%를 갖고 있는 기아차다.
핵심 고리에 그룹 지배력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세 회사 중 한 곳을 확실히 장악할 수 있다면 그룹 전반적인 지배력을 움켜쥘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금 확보가 필수다. 하지만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한 계열사 지분이 많지 않다.
정 회장이 현재 보유 중인 주요 계열사 지분은 ▲현대글로비스 23.29% ▲현대엔지니어링 11.72% ▲현대차 2.62% ▲기아차 1.74% ▲현대오토에버 9.57% ▲현대모비스 0.32% 등이다.
이에 반해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은 ▲현대모비스 7.13%(677만8966주) ▲현대차 5.33%(1139만5859주) ▲현대제철 11.81%(1576만1674주) ▲현대글로비스 6.71%(251만7701주) 등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정의선 회장은 자신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취득하는 것을 꼽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모비스 가치는 낮아지며 현대글로비스는 높아질수록 정 회장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정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 합병안도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 양사는 국내 주요 그룹 승계 과정에서 가장 많이 활용될 정도로 ‘캡티브(계열사 간 거래)’ 물량 의존도가 높아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갖고 있는 순환출자고리를 끊어야 하기 때문에 기아차가 쥐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가져가야 하는 건 확실하다”며 “다만 주체가 현대글로비스를 정점에 둔 그룹 재편일지 정몽구·정의선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일지에 대해선 모두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본업에 대한 대외 변수가 많아 지배구조 개편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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