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전 대표가 경영권 탈취 위해 거짓말...투자자문사와 컨설팅 계약솔젠트 지분 매각 시도하다 경영권에 눈독...댓글부대 통해 여론몰이경쟁사 1조 파는데 솔젠트는 美 20억...“거대시장서 독점판매가 웬말”
신상철 EDGC 대표는 지난 9일 오후 인천 송도 본사에서 뉴스웨이와 만나 “유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EDGC의 가치가 솔젠트 이슈로 흐려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EDGC의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침묵을 지켜온 신 대표가 본격적인 맞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앞서 석 전 대표는 뉴스웨이와 인터뷰를 통해 “모기업인 EDGC가 솔젠트와의 합병을 위해 악의적으로 급조한 죄를 씌웠다”고 주장했다. EDGC가 진단키트로 벌어들인 솔젠트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자신을 내쫓았다는 것이다. EDGC는 석 전 대표를 배임 및 횡령혐의로 해임한 뒤 지난달 대전지방검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 석 전 대표, 투자자문사와 경영권 탈취 컨설팅 계약...“직상장은 포기다”
신 대표는 석 전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며 선을 그었다. EDGC가 추진해온 솔젠트의 단독 IPO를 오히려 석 전 대표가 막았다는 게 신 대표의 주장이다. EDGC와 솔젠트의 합병카드도 석 전 대표가 만든 경영권 분쟁으로 솔젠트의 상장이 막히자 대안으로 꺼내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솔젠트의 내부감사 문건에 따르면 석 전 대표와 투자자문사 A씨는 “상장은 포기다, 직상장 말고 백도어(back door listing·우회상장)하면 대박이다”라는 말을 주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EDGC와의 합병을 막고 단독상장을 추진하다 해임됐다는 석 전 대표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특히 신 대표는 석 전 대표가 솔젠트의 지분 매각을 시도한 점 때문에 상장이 더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석 전 대표가 본인이 이끄는 WFA개인투자조합의 이익을 위해 솔젠트의 지분 매각을 시도하다가 아예 경영권 탈취로 노선을 틀었다는 주장이다.
◇ WFA투자조합 이익 위해 지분 매각 시도...“솔젠트 현금에만 관심”
신 대표는 “현금이 필요했던 석 전 대표가 지난해 말 저축은행 등에 지분을 팔러 다닌 게 큰 문제가 됐다”고 날을 세웠다. WFA투자조합이 투자한 회사는 50여 개에 달하는데, 경영이 어려워진 한곳에 솔젠트의 지분 매각 대금을 투입하려 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솔젠트는 항상 외부감사를 받아왔는데 석 전 대표 취임 이후 임의감사만 받아 IPO에 타격을 입었다”며 “정식 외부감사를 받도록 수차례 지시했는데도 석 전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고 토로했다. 회계에 숨길 것이 많아 임의감사만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신 대표는 “경영권 갈등이 있으면 수년간 거래소 블랙리스트에 올라 IPO가 어렵다는 걸 석 전 대표도 잘 알고 있다”며 “석 전 대표가 외부감사를 받지 않은 것과 지분을 팔러다닌 것 때문에 상장이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감사 문건에 따르면 석 전 대표는 신 대표로부터 지분 매각에 대한 경고를 받은 뒤 투자자문사 A씨와 경영권 탈취 계약을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EDGC와 솔젠트가 경영권 분쟁으로 붙으면 상장사인 EDGC가 불리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 투자자문사 A씨, 대표이사 콜옵션 일부 받기로...댓글부대 고용·직원 포섭
신 대표에 따르면 석 전 대표는 경영권 탈취 성공 시 대표이사 콜옵션의 3분의 1을 성공보수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컨설팅 계약을 A씨와 맺었다. 이들은 솔젠트의 현금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성장이나 비전에는 전혀 관심 없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신 대표는 “이들은 EDGC 편에 서는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EDGC가 인적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며 “특히 인터넷 종목토론방이나 기사에 악의적인 댓글을 다는 인력 7명을 고용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여론몰이했다”고 주장했다.
EDGC 측은 일명 ‘댓글부대’ 7명을 적발해 인천지방경찰청에 신고한 상태다. 이들은 금전적 대가를 받고 EDGC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EDGC가 솔젠트의 이익을 가로채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거나 적자기업의 주가가 너무 오른다는 등의 내용이다.
◇ 씨젠은 1조원 팔았는데...美 독점 판매계약 탓에 20억 매출
특히 신 대표는 배임혐의의 핵심인 진단키트 독점판매계약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씨젠, 바이오니아 등 국내 진단키트 회사들이 1조원을 벌어들일 동안 솔젠트의 매출은 독점판매계약 탓에 20억원에 머물렀다는 주장이다.
신 대표는 “전 세계에서 진단키트 수요가 물밀 듯이 들어와 독점계약이 필요없는 데도 석 전 대표는 거대시장인 미국에서 YTS 글로벌과 독점판매계약을 맺었다”며 “모든 영업계약은 유재형 공동대표가 진행했으나 유독 이 건만 석 전 대표가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EDGC 측은 이 계약을 신 대표가 독려했다는 석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독점계약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아 수많은 거래선 중에 하나로 생각했고, 문제를 알자마자 해명 및 계약해지를 요구했으나 무시당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신 대표는 “씨젠 등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할 때 솔젠트도 독점계약만 아니었으면 2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며 “이에 대한 해명없이 계약해지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8월 7일 이사회에서 대표직을 해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 대표는 지난 7월 석 전 대표를 만나 독점계약권을 해지하면 해임하지 않겠다고 전달했으나 묵살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당일까지 명확한 해임 사유를 듣지 못했다는 석 전 대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계약서에 함께 서명한 유재형 공동대표 역시 책임을 지고 주요 임직원 32명에게 부여됐던 스톡옵션(행사가격 2500원)을 반납했다. 다만 유 대표는 계약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모른 채 급하게 서명 날인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유상증자는 합병과 관련없어...특수관계인 겸직 문제도 이미 해소
이 밖에도 신 대표는 석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리사주조합원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한 건 합병 절차가 아니라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솔젠트 이사회는 지난 3월 우리사주조합원을 대상으로 신주 200만주를 2500원에 발행하기로 결의했는데, 이는 임직원 스톡옵션과 함께 결정됐다는 것이다.
또 솔젠트의 IPO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제기한 거버넌스 문제도 석 전 대표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앞서 석 전 대표는 EDGC의 특수관계인 겸직 문제를 해소한 뒤 IPO를 추진해야 한다며 맞서다가 해임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 대표는 “EDGC는 지난 4월 22일 솔젠트의 IPO 주관사를 선정한 뒤 상장사 IPO전문가 CFO 영입, 내부 실사 등 상장을 위한 내부 정비를 해왔다”며 “특히 유재형 솔젠트 공동대표는 EDGC 부사장에서 물러났고 이명희 솔젠트 사내이사(현 공동대표)도 EDGC헬스케어 대표이사에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석 전 대표가 솔젠트 공동대표와 WFA조합장 자리를 함께 유지했다는 지적이다.
◇ 우호지분 50% 이상 확보...임시주총 표 대결 승리 자신
신 대표는 끝으로 “EDGC는 1월 13일 임시주총에서 경영권 사수를 위해 조만간 설명회를 열고 소액주주들을 설득할 것”이라며 “석 전 대표 측은 30% 지분을 가진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얻기 위해 인력을 고용한 것으로 아는데 이 역시 위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EDGC의 유전체 기술과 솔젠트의 분자진단 기술이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인수했는데 경영권 이슈에 가려져 주주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석 전 대표 측 우호지분은 33%이지만 우리쪽 우호지분은 5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DGC의 평균 주가는 1만 4000원대였는데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1만원 밑으로 내려갔고, 솔젠트도 미국에서 수천억원의 잠재적 손실을 입었다”며 “석 전 대표의 경영권 탈취 시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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