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사건·대리접 갑질 이어 ‘경영 비리’ 논란경찰, 본사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조사 진행중올해 취임 2년차 강승수 회장 경영 행보 빨간불
이번 비자금 의혹은 지난해 10월 제기됐다. 페이퍼컴퍼니인 광고대행사를 통해 2018년부터 약 45억 원 가량의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가운데 일부 광고대행사 전현직 사내 이사직에는 한샘 상무와 팀장이 등재돼 있었다.
또 언론사 임원과 기자, 경찰 등에게 최대 수천만원 상당의 가구와 인테리어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는 부정 청탁 의혹도 있다. 현재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광고비 집행 문건을 비롯해 부정청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전산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한샘은 또다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17년 사내 여직원 성희롱 사건이 터지며 회사의 민낯이 드러났다. 당시 사건 자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에 여론의 뭇매는 물론, 일부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도 일어났다.
당시 한샘은 성희롱 사건을 계기로 전사적으로 기업 문화 탈바꿈에 돌입했다. 이미지 개선을 위해 기업문화실을 신설하고, 대외협력실 등 조직 개편을 재단장 하기도 했다. 내부 살림이 안정되는 듯 하자 이번엔 영업 조직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대리점 ‘갑질’ 혐의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한샘이 대형 직영 매장인 플래그숍에 입점한 대리점에게 교육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전단 제작 등 영업 관련 비용을 떠넘기는 등 부당행위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한샘은 갑질 의혹으로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계속된 잡음에 실적 하락도 불가피했다. 당시만해도 연매출 2조 클럽에 가입하며 매출 고공성장세를 이었지만 2017년 이후 2년 연속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2018년에는 1조9000억 원대로 떨어진데 이어 이듬해에는 1조6000억 원대로 물러섰다.
이후 한샘은 대표진 교체라는 강수를 택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지난해 오랜기간 한샘을 진두지휘했던 최양하 전 회장이 물러나고 강승수 회장이 새 수장으로 올랐다. 강 회장은 취임 첫 해부터 공격적이고 거침없는 경영 행보로 실적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경영진 교체 시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며 ‘홈콕’ 수요가 늘면서 실적 반등에는 성공했다는 평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 5153억 원을 기록했다. 남은 4분기 실적까지 더하면 전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또다시 경영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실적 호조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된 상황이다. 매년 대내외적으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업 이미지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샘 관계자는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아니지만 회계 처리 등에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경찰 수사 등이 빨리 해결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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