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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금융’ 시대···‘만능 뱅킹 앱’ 그림자도 돌봐야

[ESGD 금융시대|D]‘플랫폼 금융’ 시대···‘만능 뱅킹 앱’ 그림자도 돌봐야

등록 2021.01.18 09:05

수정 2021.01.19 08:29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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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들 “디지털 전환 핵심” 한 목소리빅테크와 전면전 대비···플랫폼 강화는 ‘생존전략’당국, 규제 개선 등 플랫폼 기반 사업 지원사격‘디지털 취약 계층’ 위한 근본적 대책 방안 필요

‘플랫폼 금융’ 시대···‘만능 뱅킹 앱’ 그림자도 돌봐야 기사의 사진

새해 금융지주들이 생존 전략으로 ‘디지털’을 내세웠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고객 기반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디지털 혁신을 통해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노년층 등의 디지털금융 소외 문제와 은행권 일자리 축소는 여전히 해소해야할 문제로 지적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업종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이 디지털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신한의 운명도 ‘디지털 트랙스포메이션’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금융과 비금융, 재미와 가치를 아우르는 신한만의 혁신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하자”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금융플랫폼 혁신을 통해 고객 접점을 더 확대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그룹의 대표 금융 앱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각 플랫폼의 역할에 맞는 특화된 종합금융플랫폼을 구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랫폼 금융’은 이를 위한 최적의 도구”라며 “우리가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고객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금의 금융업은 사람과 디지털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최첨단 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AI,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한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으로 플랫폼을 혁신하고 디지털 No.1 금융그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기존 은행들은 글로벌 경영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빅테크 금융업의 급격한 성장이 함께 맞물리면서 플랫폼 금융을 생존전략으로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시중은행들이 기존과 다르게 이젠 플랫폼으로 기반한 디지털 금융에 ‘후발주자’가 된 셈이다. 기존 은행도 이제는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기 위한 플랫폼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은행이 다양한 플랫폼 기반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이는 은행들도 이제는 기존의 금융업 외에 모바일을 통한 쇼핑, 배달 서비스와 같은 생활플랫폼 영역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시중은행의 플랫폼 사업이 현실화되면 은행의 앱을 이용해 음식주문, 쇼핑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금융그룹 수장들의 주문에 올해부터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업), 종합지급결제업 등 신사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또 그룹별로 주목하는 비즈니스도 차별화한 모습이다.

이처럼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제가 아닌 이미 은행권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급격한 디지털 전환으로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은행권의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금융 소외계층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비대면·디지털화에 따른 은행권의 오프라인 점포 축소로 금융 소외 현상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들의 점포 축소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전국 점포 수는 2019년 말 4640개에서 지난해 말 4424개로 216개나 줄었다. 2018년 38개, 2019년 41개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수준이며, 올해 2월까지 계획된 감축 규모만 해도 이들에 절반을 차지한다.

이에 은행들은 고령자 및 장애인과 같은 ‘디지털 취약계층’들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대안은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속화된 금융 분야 기술 혁신으로 디지털 소외 계층의 금융정보 접근한계가 더욱 뚜렷해질 상황을 대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로의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라 불가피한 측면이 존재한다”며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교육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등 심도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 말했다.

아울러 시중은행의 변화한 영업 환경에 맞춰 일자리 축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연말 진행한 농협·하나은행 희망퇴직에서 1007명의 직원이 은행을 떠났다. 올해 초 예정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명예퇴직자를 합치면 5대 시중은행에서만 2000명이 넘는 행원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정작 금융권 인력 구조조정은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지만 신규 채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은행권의 채용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은행이 수익성을 우려하는 상황에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크게 늘릴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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