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압수수색은 검찰이 수사팀을 꾸린 지 꼭 일주일 만에 단행된 것으로, 강제수사 전환에 따라 사건 관련자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원지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사무실,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대검 기획조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공정위는 이번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규원(41·사법연수원 36기)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가 파견 중인 곳이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 검사의 사무실과 자택 등이 포함됐다.
압수수색 장소에 대한 검찰의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취재진이 현재까지 확인한 장소만 최소 6∼7곳에 달한다.
검찰은 법무부 등의 압수물 일부를 포렌식 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탓에 부득이 오후 8시께 상황을 종료하고, 내일 압수수색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검찰은 김 전 차관 긴급 출금과 관련한 중요 단서를 여럿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압수물을 분석하고,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금 조처 과정에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공익신고서와 비교해 제기된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공익신고서에 따르면 당시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공무원들은 2019년 3월 19일 오전부터 같은 달 22일 오후까지 177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의 이름, 생년월일, 출입국 규제 정보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를 조회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
아울러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과 차규근 출입국 본부장 등은 수사권이 없는 이 검사가 이 같은 경위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김 전 차관에 대해 불법적으로 긴급출국금지 조처한 사정을 알면서도 하루 뒤인 23일 오전 출금 요청을 승인했다는 게 공익신고자의 주장이다.
이 검사는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받은 사건번호로 '긴급 출금 요청서'를 법무부에 제출하고, 출국을 막은 뒤엔 사후 승인을 받고자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내사 번호로 '긴급 출금 승인 요청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원지검이 사건 재배당 하루 만인 지난 14일 이정섭 형사3부장(49·32기)을 팀장으로 하는 검사 5명 규모의 수사팀을 꾸리고,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강제수사로 전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자 조만간 사건 관련자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지리라 보고 있다.
공익신고서의 피신고인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수사 중단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당시 대검 반부패부장), 출금을 기획한 의혹이 제기된 이용구 법무부 차관(당시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당시 대검 정책기획과장) 등 다른 여러 인사도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리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대상이 많아 일단 오늘은 상황을 종료하고 내일 재개할 예정"이라며 "그 외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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