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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테슬라?···퀀텀스케이프에 낭패 본 서학개미들

제 2의 테슬라?···퀀텀스케이프에 낭패 본 서학개미들

등록 2021.01.25 15:25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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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개발 회사···해외투자자 매수 행렬상장 한 달 만에 255% 폭등 후 올해 40% 폭락세서학개미, 11월부터 석 달 간 2200억원 쏟아부어

제 2의 테슬라?···퀀텀스케이프에 낭패 본 서학개미들 기사의 사진

“테슬라를 무너뜨릴 수 있는 뜨거운 배터리 스타트업이 있다. 만약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 QS)가 성공한다면 테슬라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2021년 1월 1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고체 베터리를 개발하는 퀀텀스케이프에 대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퀀텀스케이프는 배터리 스타트업으로 우회 상장을 통해 작년 11월 27일 나스닥에 상장한 회사다.

퀀텀스케이프는 상장한 지 얼마 안 돼 주가가 폭등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작년 1년간 단기간에 급등(88.60달러→705.67달러)했던 테슬라에 대해 이미 고점이라고 판단해 ‘제 2의 테슬라’를 찾아 나섰던 일부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퀀텀스케이프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여러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뒤늦게 매수한 개미들이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충전과 안전성 지닌 전고체 베터리”···상장 한달만에 255%나 올라 = 2010년에 설립된 퀀텀스케이프는 주력 사업인 전고체 베터리 관련 특허만 200개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기술력이 있는 회사’로 인정 받아왔다.

퀀텀스케이프가 자랑하는 기술인 전고체 베터리는 15분 만에 배터리 셀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데다 사용 기간도 10년 이상이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실제 퀀텀스케이프가 자사의 전고체 배터리 성능에 관한 데이터를 공개한 12월8일에는 주가가 31%나 폭등했고, 12월22일에는 최고가인 131.67달러(종가 기준)로 꼭지점을 찍었다. 상장 한달 만에는 총 255%나 급등했다.

기존에 전기차와 각종 공구, 기계류에 사용되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들은 액체 리튬 결정체에 의존한다. 그러나 액체 상태의 전해질은 폭발위험이 높다. 반대로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바꾼 것으로 안정성이 뛰어나며 외부 충격을 견디고 온도에 따른 팽창의 문제가 적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계는 차세대 배터리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삼성 SDI, 도요타자동차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빌게이츠와 폭스바겐 등에서 투자를 했다고 해 초반부터 주목을 받았다. 또 애플이 전기차 사업을 시작하면서 애플카에 탑재될 가능성에 대한 소문까지 퍼지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이사진 맴버마저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됐는데, 테슬라 공동 창업자 경력(최고 기술책임자, CTO)을 가진 JB 스트라우벨도 퀀텀스케이프에 영입돼 있었다. 그는 테슬라에서 생산되는 차의 기술전반과 차체 공학 디자인을 전담 관리하는 등 테슬라의 중추인 기술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소식들이 맞물리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퀀텀스케이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당시 증권가에서도 호평이었는데 삼성증권 보고서에선 “투자자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혁신을 이끌 사업 아이템을 보유한 회사(퀀텀스케이프)의 출현에 열광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27일 퀀텀스케이프가 상장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두 달 가량 서학개미들이 이 주식을 사들인 금액은 총 2억5309달러(2203억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제 2의 테슬라?···퀀텀스케이프에 낭패 본 서학개미들 기사의 사진

◆그러나 매도 소문에 연초부터 41%나 급락···해명했지만 기업 가치 과대포장 논란에 주가 난항 = 하지만 영광은 오래 가지 못했다. 연초부터 월스트리트가 테슬라 대신에 오를 종목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직후부터 주가는 41%나 급락하며 현재까지도 예전처럼 드라마틱한 반등을 보이질 않고 있다.

퀀텀스케이프 주가 폭락 원인은 회사가 주식을 내다 팔 것이란 소문 때문이었다. 회사 보유지분이 시장에 풀리면 그만큼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게 되고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재그딥 싱(Jagdeep Singh)이 곧바로 “아무것도 사실이 아니다. 비즈니스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힌데다, 회사 내부자 누구도 주식을 팔지 않는다고 직접 주가 진화에 나섰지만, 주가는 그 이후부터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때 132.73달러(장중 기준)까지 찍었던 주가는 여전히 49달러선에서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이번에는 기술성 부분에서 논란이 나왔기 때문이다. 향후 5년간 수익모델이 제로인데다 상용화되기까지엔 여전히 기술 장벽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폭스바겐은 퀀텀스케이프와 독점 계약을 맺고 2025년부터 퀀텀스케이프의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는 곧 2025년 전까지는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없다는 얘기가 된다. 또 리튬 금속의 폭발 가능성 등 전고체 배터리 사업 자체가 앞으로 극복해야할 문제점들이 많다.

즉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테슬라 경우 퀀텀스케이프보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더 먼저 검토한 바 있었다고 하는데, 그들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당초 기업 가치가 현재 과대포장된 것 아니냐는 논란도 나온다.

금투업계에서는 “현재와 과거의 테슬라가 다른 것처럼 미래의 주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일”이라며 “다만 최소 베터리 양신이 시작되는 향후 5년간에는 퀀텀스케이프의 주가 급등락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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