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사장, 작년 말 승진 코오롱글로벌로 이동수입차 유통·판매사업 총괄···경영능력 시험대임 전무, 청와대 참모진 출신으로 2015년 영입이웅열 전 회장 마지막 비서실장, 미래전략 등 담당 이 부사장과 함께 전보 발령···경영멘토 역할 관측
26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규호 부사장은 지난해 말 그룹 임원이사에서 승진과 함께 코오롱글로벌 수입차 사업 총괄을 맡게 됐다.
1984년생인 이 부사장은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했다. 구미공장에서 현장 업무를 익힌 그는 1년 뒤 코오롱글로벌로 이동했고, 이듬해 부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상무보로 임원 반열에 오른 뒤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로 복귀했다. 2017년 말에는 상무로 승진하며 지주사 ㈜코오롱 전략기획실 상무를 맡았다.
이 부사장은 부친인 이 전 회장이 퇴진을 선언한 2018년 말 코오롱인더스트리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에 오르며 패션사업을 총괄하기도 했다.
그의 경력을 살펴보면, 현장부터 신사업까지 그룹 후계자가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주요 보직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경영능력과 성과에 대해서는 시장 안팎의 인정을 얻지 못한 상태다.
코오롱그룹은 이 부사장의 새로운 경영 시험대로 수입차 사업을 준비해 왔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코오롱이 보유한 수입차 종합정비 업체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는 볼보 딜러사업을 하는 코오롱오토모티브와 아우디 딜러 사업을 하는 코오롱아우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BMW를 넘어 볼보와 아우디까지 총 수입차 3개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고, 단순 수입차 유통을 넘어 정비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빠른 성장세에 힘 입어 오는 2025년 매출 2조5000억원(유통부문)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부사장과 함께 코오롱글로벌로 전보 발령을 받으며 재계의 시선을 집중시킨 인물이 있다.
1965년생인 임 전무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도교대 사회과학연구소를 거쳐 캠브리지대학교 박사 과정을 밟은 그는 국제민간경제협의회(IPECK)와 동북아 전략컨설팅 기업인 CJK Strategy, 동아시아공동체(EACOS) 등에서 근무했다.
임 전무는 2006년 서울시장에서 퇴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합류한 초기 멤버로, 2013년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진으로 일했다.
코오롱그룹으로 영입된 것은 2015년이다. 임 전무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신사업을 발굴하는 타디스(TARDIS)실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미래사업본부장과 비서실장, CEM본부 전략사업팀장 등을 역임했다.
이 부사장과는 2019년부터 공식적으로 합을 맞춘 것으로 파악된다. 임 전무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소속으로, 고객 피드백 등을 분석해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반영하는 업무를 수행해 왔다.
입사 후 6년간 줄곧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몸 담던 임 전무가 이 부사장 이동과 함께 소속을 바꾼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의전 업무에 능숙한 임 전무가 이 전 회장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내며 오너가와 인연을 맺었다는 합리적 추측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임 전무가 이 부사장의 코오롱글로벌 안착을 돕는 조력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코오롱글로벌의 주요 사업은 ▲건설 ▲상사 ▲자동차판매 ▲휴게시설 ▲기타 등으로 나뉜다.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건설부문이다. 2019년 기준 매출의 52%가 건설부문에서 나왔고, 자동차부문이 33%로 뒤를 이었다.
비교적 건설부문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자동차부문이 양분하기 위해선 이 부사장의 경영성과가 중요하다. 임 전무는 신사업과 소비자 관리 등에서 역량을 갖춘 만큼, 전략 수립과 방향 설정 등의 조언으로 이 부사장을 보좌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총수로서의 입지 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전 회장은 퇴진 당시 “아들로의 경영승계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야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대내외에서 이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인정하기 전까지 지분 증여 등 승계 절차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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