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장 승진, 코오롱글로벌서 자동차사업 총괄코오롱인더FnC부문 COO로 사실상 대표직 수행승계작업 일환의 계열사 이동, 수입차 빠른 성장세
이 부사장은 고급 지식과 트렌드를 반영해야 하는 패션 분야에서 성과를 발휘하기 보다 이미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한 수입차 판매가 성과를 내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코오롱그룹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1984년생인 이 신임 부사장은 고(故) 이원만 창업주 증손자로 오너4세다.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확과를 졸업한 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입사 3년 만인 2015년 상무보로 승진하며 임원 반열에 올랐고, 2017년 상무를 달았다. 일년 뒤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또다시 2년 만에 부사장에 오르는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영능력에 대한 재계의 평가는 아직이다. 이 부사장은 부친이 경영퇴진을 선언한 2018년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전했다. FnC부문은 별도의 CEO가 없던 만큼, 당시 패션사업을 총괄하던 이 부사장이 대표였다.
COO를 맡은 첫 해 패션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729억원, 135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매출은 7% 줄었고, 영업이익은 반토막 넘게 위축됐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2% 감소한 5814억원, 영업이익은 272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패션사업은 침체된 여파다.
이 부사장이 경영능력에 대한 시장의 동의를 얻지 못한 만큼, 경영승계 작업은 더딜 수밖에 없다. 지주사 지분율이 0%이기 때문에 그룹 지배력과 영향력도 미비한 수준이다.
이 전 회장 역시 경영 퇴진을 발표하며 “아들의 경영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주식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실적 악화가 승계 작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글로벌에서 수입차 유통과 정비 사업을 담당하는 자동차 부문을 이끌게 된다. 코오롱글로벌이 그동안 사업재편을 추진한 것도 이 부사장의 이동을 대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11일 수입차 종합정비 사업을 영위하는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는 볼보 딜러사업을 하는 코오롱오토모티브와 아우디 딜러사업을 하는 코오롱아우토 최대주주다.
코오롱글로벌은 수입차 대중화로 진입 문턱이 낮아졌고 전문적인 정비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경영성과를 발휘하기에 최적의 계열사로 꼽힌다. 자동차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3766억원 규모였지만, 올해 1조7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s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