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조정은 차익실현 탓...“애플카보다 펀더멘털에 주목해야”올해 판매실적 대폭 상승 전망...미래차 중심의 체질 개선도 ‘속도’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다...아이오닉5·CV가 경쟁력 바로미터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8일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다수의 기업들과 미래차 협업을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건 없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입장이다. 이로써 지난달 8일부터 시작된 애플카 이슈는 한 달 만에 일단락됐다.
현대·기아차의 주가는 애플카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급등세를 보여왔다. 첫 언론 보도가 나온 지난달 8일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9.42%, 8.41%씩 올랐다.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애플카가 생산된다는 보도가 나온 19일에는 기아차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6.64%나 치솟았다.
하지만 애플카 협업에 대한 기대감이 식으면서 현대·기아차의 주가는 동반 급락하는 모습이다. 관련 공시가 발표된 지난 8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6.21% 내린 23만4000원에 마감했고, 기아차도 전날 대비 14.98% 떨어진 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분간 애플카 이슈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애플카 관련 보도 이후 현대·기아차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고점에 물리게 된 형국이다.
◇제네시스·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이익 회복...“여전히 주가 저평가”
하지만 증권가는 애플카와 상관없이 현대·기아차의 펀더멘털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이번 애플카 이슈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미래차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는 평가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경쟁력 강화를 통해 멀티플을 하나씩 높여가는 와중에 애플카가 기폭제가 됐다”며 “지난 8일 주가 급락은 차익실현이 주 배경으로 판단되며, 애플카 이슈에 묻혔던 펀더멘털 개선에 당분간 주목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또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양산 경험, 주요판매 거점의 생산능력·공급체인, 원가 절감 가능한 경쟁력 있는 플랫폼 등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언제든 다양한 기술회사와 협업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 대한 피로와 협업 중단이라는 부정 이슈는 주가를 하락 반전시켰으나, 이익 회복을 감안하면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급차 제네시스, 전기차 아이오닉5의 글로벌 출시에 따른 모멘텀과 기아차의 중장기 전략 공유로 주가는 상승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가 추가 하락 시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오닉 성공하면 애플 협업 필요없다”...EPS 상승 폭 ‘업계 최고’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곧 출시될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기술력이 집약된 설계 플랫폼 E-GMP 기반”이라며 “아이오닉의 독자적인 브랜드 힘이 강화된다면 외부 업체와의 협력 관계 구축에 있어 비교 우위를 점하게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브랜드인 아이오닉이 성공한다면 애플과의 파트너십 체결에 굳이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어 “현대차의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되며 미래차 중심의 체질 개선도 본격화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올해 EPS(주당 순이익) 상승폭(189%)은 업계 최고 수준이고 올해 PER(주가수익비율) 밸류에이션도 10.7배에 불과해 GM, 포드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차, 2026년까지 전기차 11종 구축...PBV도 2030년 100만대 목표
특히 기아차는 지난 9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미래기술 계획과 중장기 재무목표를 투자자들과 공유했다. 2026년까지 11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5년 전체 판매량 379만대 가운데 84만대를 친환경차로 팔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순수전기차 공급 계획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의 2025년 전기차 공급 물량은 100만대에 이른다.
기아의 첫 E-GMP 활용 모델인 CV는 100km 주행거리 충전시간 4분, 1회 충전 항속거리 500km 이상, 3초대 제로백 등 경쟁력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목적기반 모빌리티인 PBV를 2022년 출시한 뒤 2030년 연간 100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동차 산업은 외형 성장보다 믹스 개선 및 비용 절감, 경영 환경 변화 속 미래 전략 지속 여부가 경쟁력 강화의 주요한 투자 포인트”라며 “기아차가 전동화, PBV,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고 이에 기반한 수익성 목표를 상향한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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