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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說’ 끓는 ‘애플카’...현대·기아차 사? 말아?

‘說說’ 끓는 ‘애플카’...현대·기아차 사? 말아?

등록 2021.02.05 15:54

수정 2021.02.05 16:19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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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위아 동반 폭등...애플 기대감 선반영증권가 “위탁생산 가능성 높지만 수익성 향상...주가 더 간다”구체적 협업방안이 향방 결정...리스크 관리 나선 기관 ‘매도’

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현대자동차그룹주가 연초부터 일제히 폭등하며 코스피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완성차는 물론 부품업체까지 애플카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급등하는 모양새다. 협업 내용이 구체화 될수록 주가에 긍정적이겠지만, 과도한 기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아차는 애플카 이슈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달 7일 대비 54%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현대위아도 36% 상승했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19%, 15%씩 치솟았다. 현대차와 같은 대형주가 단기간에 수십 퍼센트씩 오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차그룹주의 주가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애플과의 전기차 협업에 대한 보도가 나올 때마다 큰 폭으로 뛰었다. 애플카 관련 첫 언론 보도가 나온 1월 8일,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9.42%, 8.41%씩 상승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도 각각 18.06%, 21.33%씩 급등했다.

특히 기아차는 1월 19일 전 거래일 대비 16.64% 올랐는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애플카가 생산된다는 국내보도 덕분이다. 이어 애플이 4조원 규모를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10% 가까이 급등했다. 다음날에는 외신보도까지 나오면서 기아차의 상승세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추가 상승 기대하는 증권가...“위탁생산해도 아이폰보다 마진율 높을 것”
이에 대해 증권가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이 조기에 개선될 수 있고,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언론에 따르면 애플과 현대차그룹간 애플카 관련 본계약이 오는 17일에 체결될 가능성이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보도대로라면 현대차그룹의 E-GMP 기반의 전기차 생산이 예상보다 많아져 이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강화를 예상할 수 있다”며 “보도 내용대로 기아차가 생산할 모델이 하이엔드 전기차 모델이라면 위탁생산 마진도 최근 기아차의 자동차 영업이익률(7.2%)보다 크게 낮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승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외신보도를 고려할 때 현대차그룹과 애플과의 협업이 구체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좋은 건 부가가치가 높은 자율주행 기술, 반도체 칩, OS 등의 개발 협업이겠지만 위탁생산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플의 아이폰을 단순 위탁생산하는 폭스콘은 마진율이 2% 정도에 불과하지만, 고도화된 설계기술이 필요한 자동차는 스마트폰과 결이 다르다”라며 “애플카를 생산만 하더라도 실적이 오르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 협업 내용 안갯속...“핵심기술 공동개발 가능성 떨어져”
반면 단기간 가파르게 오른 주가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테슬라로 큰 이익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애플카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과의 협업 계약 자체보다 계약 내용이 어떻게 구성돼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현대차그룹의 최근 주가는 정상적으로 움직인 게 아니기 때문에 향후 방향성을 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라며 “하지만 단순 위탁생산만 맡게 될 경우 기대감이 선반영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은 어떤 형태인지 알 수 없고,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봤을 때 실익이 별로 없을 수 있다”며 “폐쇄적 성향인 애플이 현대차그룹과 자사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공유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까지 보도된 내용들을 보면 기아차는 일반적인 승용형 전기차가 아닌 사업자용 PBV(목적기반모빌리티)를 애플과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기아차가 생산하는 애플카가 테슬라의 경쟁모델이 아니라면 주가는 빠진다고 봐야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미래차 관련 종목에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리고 있다”며 “반면 기관들은 현대차그룹의 주식을 내다 팔고 있는데, 애플카 협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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