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상장사, 3월 정기주총서 대표이사 재선임‘최장수 CEO’ 김정남 DB손보 부회장은 5연임메리츠화재 김용범·미래에셋생명 변재상 3연임 한화생명 여승주·삼성화재 최영무 첫 연임 성공
저금리, 저성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 속에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화재, DB손보,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등 6개 상장 보험사는 이달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현직 대표이사를 재선임할 예정이다.
15일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19일은 삼성화재, 24일은 미래에셋생명이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나머지 보험사들은 26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손해보험업계 최장수 CEO인 김정남 DB손보 부회장은 5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신규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까지 3년이다.
김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79년 DB그룹(옛 동부그룹) 입사 이후 1984년 DB손보(옛 동부화재)로 자리를 옮긴 뒤 경영지원총괄 상무, 개인사업부문 부사장 등을 거쳐 2010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했다.
지난해 7월 김남호 DB그룹 회장 취임 이후 단행된 계열사 경영진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10년간 DB손보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보유고객 1000만명 달성을 이끈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DB손보의 총자산은 김 부회장 취임 첫 해인 2010년 10조원에서 지난해 말 43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권중원 흥국화재 사장은 3연임에 성공해 계속해서 회사를 이끈다. 신규 임기는 김 부회장은 3년, 권 사장은 2년, 변 사장은 1년이다.
김 부회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김 부회장은 삼성화재 증권부장, 삼성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 상무, 삼성증권 캐피털마켓사업부 상무 등을 역임한 일명 삼성맨 출신이다. 2011년 메리츠증권(옛 메리츠종금증권)에 전무(CFO)로 입사한 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고 2017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회사의 급격한 성장을 이끈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318억원으로 전년 3013억원에 비해 1305억원(43.3%) 늘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변 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변 사장은 미래에셋대우(옛 미래에셋증권) 채권본부장, 경영지원부문장, 경영서비스·리테일부문대표를 거쳐 2012년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미래에셋생명 법인총괄 사장, 미래에셋대우 혁신추진단 사장으로 재직하다 2019년 3월 미래에셋생명 각자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돼 1년 연임했다.
변 사장은 신임 대표이사인 김평규 전무와 각자대표이사를 맡아 ‘제판(제조+판매)분리’의 성공적 안착을 이끌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달 사업가형 지점장과 보험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켜 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한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과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이번이 첫 연임이다. 신규 임기는 최 사장은 3년, 여 사장은 2년이다.
여 사장은 1960년생으로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여 사장은 1985년 경인에너지(현 한화에너지) 입사 이후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 한화그룹 경영전략팀장,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을 거쳐 2017년 7월부터 한화생명 전략기획담당 임원으로 재직했다.
2019년 3월 한화생명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같은 같은 해 12월부터 단독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여 사장 역시 제판분리의 성공적 안착이 연임 후 최대 과제다.
한화생명은 오는 4월 1일 개인영업본부 산하 보험 모집 및 지원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신설한다. 기존 개인영업본부 산하 임직원 1400여명과 보험설계사 2만여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동한다.
최 사장은 1963년생으로 고려대 식물보호학과를 졸업했다.
최 사장은 지난 3년간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 속에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된 바 있다.
최 사장은 1987년 삼성화재 전신인 안국화재 입사 이후 34년간 근무해 온 일명 ‘원클럽맨’이다. 인사팀 상무, 전략영업본부 전무, 자동차보험본부 부사장 등을 거쳐 2018년 3월부터 대표이사로 재직해왔다.
보험사 CEO들의 이 같이 대거 연임에 성공한 데에는 경영환경 악화 속에 변화보다는 안정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저금리, 저성장 지속에 코로나19 유행까지 겹치면서 경영환경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퇴직연금을 제외한 국내 보험사의 전체 수입보험료가 1.7% 증가해 지난해 수입보험료 증가율 4.2% 대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올해 2.5% 증가에서 내년 0.4% 감소로 전환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오는 2023년 보험부채 시가평가로 보험사의 자본 확충 부담을 가중시키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도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양대 보험협회 수장인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취임사와 신년사 등을 통해 보험업계의 위기 상황을 강조한 바 있다.
정희수 회장은 “생명보험산업은 금융시장이라는 큰 바다에서 4차 산업, 디지털 금융,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격랑 속에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엄청난 도전과 난제들을 마주해 생존을 걱정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정지원 회장은 “저금리, 저성장, 저출산의 ‘3저(低)’가 ‘뉴노멀(New Normal)’이 됐다. 어느 하나의 흐름도 손해보험산업에 우호적이 않고 손쉬운 해법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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