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전 사장 재산총액 ‘1위’···주식 평가 금액만 55억원국내주식 외에 해외주식도 적극 투자···유일하게 한전만 손실강영수 인천지법원장, 비상장주 실거래가 평가로 91배 뛰어
25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를 통해 공개한 ‘2021년도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정부 고위 공직자 가운데 최고 재산가는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었다.
김 사장의 재산은 전년 대비 28억100만원이 증가한 165억3122만원으로 신고됐다. 올해 신고 대상 고위공직자 1885명 중 단연 최고액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06년 산업부 1차관 시절 신고한 재산(24억8700만원)과 비교하면 15년 만에 재산이 무려 141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2007년 하이닉스반도체 대표, 2011년 한국지멘스 대표 등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면서 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사장과 배우자가 주식매매 등으로 늘어난 재산은 각각 16억7500만원, 10억7400만원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4억원 상당이던 본인 및 배우자의 보유 주식은 55억원 규모로 늘었다.
김 사장 부부는 삼성전자·셀트리온·네이버·한국전력·넷마블·카카오게임즈·빅히트·SK바이오팜 같은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외 기업에도 적극 투자하는 등 다변화된 주식 포트폴리오가 눈길을 끌었다.
브라질 국채뿐 아니라 알리바바, 징둥닷컴, 강남포의, 텐센트, 길리자동차 등 중국 기업에도 다수 투자했고, 그가 몸담았던 독일 지멘스를 비롯해 미국의 애플·테슬라, 베트남의 호치민증권·바오베트남 등 주식투자 영역이 동서양을 넘나들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김종갑 사장 부부가 투자한 종목 대부분이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현재 두 배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종목도 다수 있다”면서 “이 정도면 웬만한 증권사 펀드매니저 못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갖춘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의 귀재’ 김 사장이 보유 중인 주식 가운데 눈에 띄게 떨어진 주식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재직 중인 한국전력이다. 지난해 초 3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한국전력은 현재 2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공직유관단체 가운데 김종갑 사장에 이어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장(140억5200만원),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133억1657만원)이 재산 순위 상위 3인에 들었다.
노도영 원장은 지난 공개(113억5572만원)에 비해 26억9669만원의 재산이 늘었는데, 대부분이 본인과 배우자의 태영레저산업 비상장 주식의 신고 방법의 변화 (액면가에서 평가액으로)에 따른 가액 변동이었다. 노 원장은 보유 중인 주식 35억6000만원 중 약 34억원어치가 비상장인 태영레저산업 주식(7만주)이었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액면가로 신고했던 비상장 주식의 평가 방법이 올해부터 실거래가로 바꾸면서 주식 가치가 1년 새 수십 배 불어난 공직자가 여럿 나왔다.
대표적으로 강영수 인천지방법원장은 비상장 주식 가치가 1년 만에 90배 넘게 뛰면서 지난해 68억8670만원이었던 재산 신고액이 올해 498억97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1년 만에 재산이 무려 430억원이나 늘어난 것인데, 이는 배우자가 가진 베어링아트(3만주)와 일진(1만5000주) 등 비상장 주식이 실거래가로 평가되면서 주식 가치가 작년 4억5000만뭔에서 410억8657만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승련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지난해보다 100억원이 증가한 166억7271만원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이 중 주식 보유액은 100억6600만원이었다. 이 부장판사 역시 배우자가 소유한 비상장 주식 에스엘화학(6만주), 성림산업(4만주), 케이엠(1000주) 등의 주식 평가액이 14억7200만원에서 96억3700만원으로 약 7배 가량 뛰었다.
한편, 공직자윤리위는 이번 공개 공직자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집중심사를 예고했다. 이를 위해 인사혁신처, 국세청, 경찰청, 국토교통부 등이 참여하는 ‘공직자 재산 집중심사단’이 운영된다.
부동산 관련 기관 재산 공개자 등에 대한 심사는 6월 말까지 신속히 진행된다. 나머지 공개자, 비공개자는 이후에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집중심사가 추진될 예정이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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