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대홍기획서 롯데닷컴 창립 경험이베이서 스마일페이 주도 충성고객 확보롯데를 아는 외부 이커머스 전문가라는 평가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커머스 사업부장에 나 본부장을 영입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최종 절차를 밟고 있다. 나 신임 대표 내정자는 이베이코리아 퇴직 절차를 마무리한 후 다음달 초 롯데온에 합류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조영제 전 이커머스이 롯데온 사업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후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롯데 내부에서는 오프라인 백화점 중심의 사고를 가진 이들이 유통업의 변화와 쇄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나 본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삼성물산, 현대차그룹, 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 몸 담아온 이커머스 전문가다. 특히 1996년 롯데그룹 대홍기획에 입사해 롯데닷컴 창립에 관여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롯데닷컴은 롯데온 전신으로 1996년 국내 최초 온라인 종합쇼핑몰로 출범했다.
그는 이베이코리아에서 이베이코리아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페이’ 및 현대카드와 함께 선보인 전용 신용카드(PLCC)인 ‘스마일카드’ 등 굵직한 사업을 주도했다. 나 본부장이 도입한 스마일페이, 스마일카드는 페이 고객이 계속 G마켓과 옥션을 이용하는 ‘락인(Lock-in)’ 효과로 충성고객을 대거 만들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일페이는 2014년 이베이코리아가 선보인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유통업계에서 선보인 ‘페이’ 중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지난해 3월 기준 가입자가 1450만명을 넘어섰다. 스마일카드는 2018년 6월 출시된 이후 지난해 말 누적 발급장수 100만장을 넘어서며 성공적인 PLCC 모델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말까지 스마일카드의 누적 결제 건수는 1억1147만건, 결제금액은 4조931억원에 달한다. 전월 실적 조건, 적립한도 없이 스마일 캐시를 적립해주는 간편한 적립 방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나 본부장은 약 20여년 만에 롯데이커머스로 다시 돌아와 롯데온 사업을 정상화 하는 데 매진하게 된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선보인 그룹 역점사업이다. 백화점·마트·닷컴·슈퍼·롭스·홈쇼핑·하이마트 등 7개 계열사가 각각 운영하던 온라인몰을 하나로 통합해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으나 실적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성장하는 데 그쳤다. 롯데쇼핑의 7개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하나로 합친 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시장을 특수를 누린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아쉬운 성적이다.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전년 대비 19.1% 성장했고 경쟁사인 신세계의 SSG닷컴은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3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업계 선두인 쿠팡의 결제액은 40% 가량 성장한 20조원에 달해 롯데온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상황이다.
나 본부장은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인 이베이코리아의 주요 사업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온 사업을 재정비할 전망이다. 또 나 본부장이 롯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만큼 ‘외부 전문가’지만 롯데의 문화를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반대로 이베이코리아의 유연한 문화를 롯데에 옮기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롯데쇼핑이 나 본부장을 영입하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한층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예비입찰에 참여했는데, 원매자들 가운데 가장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 부회장은 지난 23일 열린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나 본부장이 이베이에 14년 가까이 몸담았고 전략사업본부장으로서 이베이코리아의 사업에 대해 밝은 만큼 추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롯데온과의 충돌을 피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