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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4세들 ‘그룹 재건의 꿈’

[재벌家 후계자들⑦-2]두산 4세들 ‘그룹 재건의 꿈’

등록 2021.04.28 07:03

수정 2021.04.28 08:20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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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發 위기에 경영 책임감 높아져박태원 이끄는 두산건설, 매각 ‘저울질’ 석원·형원·인원 등 미래 먹거리 발굴 숙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두산가 4세들은 지난해 유동성이 악화된 두산중공업의 부실 위기를 경험하면서 회사 살리기에 힘을 모았다. 박정원 회장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사재 출연을 약속한 터라 오너가 4세 10명은 두산퓨얼셀 지분 2000억원어치 매각에 동참했다. 향후 각자 그룹 내 계열사 최고경영자 위치까지 올라가야 하는 만큼 두산 도약에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바닥을 찍고 그룹 재건에 시동을 건 두산은 아쉽게도 알짜회사였던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에 내주는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산 관계자는 “인프라코어가 빠지더라도 대기업 자산 순위 20위권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정원 회장이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마무리 짓고 미래 사업 재편의 토대를 닦고 물러나면 사촌들이 두산의 신사업 역량을 확고히 해 5세 경영까지 지속가능경영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현 장남 박태원, 15년간 건설에 몸담아=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은 그룹 내 직급만 놓고 보면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 박혜원 부회장, 박진원 부회장과 함께 부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가 넷째인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1969년생으로 연세대 지질학과를 졸업한 그는 뉴욕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1999년 두산 테크팩BG 기획팀을 시작으로 2000년 네오플럭스에서 투자 업무를 담당했고 2006년 두산건설 상무로 자리를 옮긴 이후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부회장까지 승진했다. 부친인 박용현 이사장이 2007년부터 11년간 두산건설 회장을 맡은 게 장남이 건설 사업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배경이 됐다.

1조5000억원이 넘는 부채가 있는 두산건설은 지난해 두산그룹 정상화를 위해 매각이 성사될 뻔했으나 대우산업개발과 협상이 여의치 않아 끝내 무산됐다. 총수 일가가 건설업 수주 상황을 고려해 두산건설 매각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박태원 부회장이 주도하는 건설 사업 재건은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

◇박용성 차남 박석원···밥캣·중공업서 일하는 박형원·인원=박용성 전 회장의 차남 박석원 ㈜두산 부사장은 1971년생으로 한양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1994년 두산정보통신을 시작으로 두산엔진 부사장을 거쳐 지주부문 부사장으로 있다. 원래 두산엔진에서 미래성장부문장을 맡아 신산업을 발굴하는 업무를 맡았으나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엔진 지분 매각으로 2018년 3월 두산 정보통신부문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 관여하는 사업은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다.

박용현 이사장의 차남인 박형원 씨는 두산밥캣 부사장(두산밥캣코리아 대표)로 재직 중이다. 1970년생으로 한양대 사학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두산인프라코어에 합류해 주로 건설기계 부문 영업조직에서 경영 수업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부터 두산밥캣의 아시아·중남미·오세아니아 지역장을 맡으면서 국내 및 아시아 지역 소형장비 사업 성장을 이끌어왔다.

박용현 이사장의 삼남 박인원 씨는 두산중공업 부사장으로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1973년생으로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그는 2005년부터 경영 수업을 받으며 ㈜두산 전자 사업부와 두산엔진을 거쳐 2010년 두산중공업에 합류했다. 두산중공업 EPC 영업 담당 전무를 거쳐 2017년 워터사업부장으로 승진했다. 정부 탈원전 정책 이후 신성장 사업 발굴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 미등기 임원으로는 나기용 부사장(원자력BG) 다음으로 서열이 높다.

◇박용만 아들 박서원과 박재원=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두 아들은 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4세들 중 가장 젊다.

장남인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는 1979년생으로 오랫동안 광고업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4세들 중 사촌 누나인 박혜원 오리콤 총괄부회장과 관심 분야가 일치한다. 단국대 중퇴 후 뉴욕에서 광고를 공부한 그는 2006년 ‘빅앤트’라는 개인 광고회사를 차렸으나 이 회사가 그룹 광고 계열사인 오리콤으로 흡수되면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오리콤 총괄부사장을 지냈다. ㈜두산 전무로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기도 한 그는 2019년 두산이 면세 사업을 정리하자 다시 광고·패션 업계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지큐, 보그, 얼루어 등의 패션 잡지를 거느린 두산매거진 대표로 있다.

박용만 회장의 차남인 박재원 씨는 두산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는 4세들 중 유일한 30대다. 1985년생으로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13년 두산인프라코어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부장을 거쳐 2018년부터 상무로 재직 중이다. 아버지가 그룹 회장에서 물러난 이후 두산인프라코어 경영에 집중하면서 같은 회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현재 담당 업무는 전략 및 신사업 총괄이다. 디지털 전환 등 회사의 미래 전략에 관심을 쏟아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회사를 설립하며 이색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 경영권이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연내 완전히 이전되면 두산 계열사로 거처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두산가 3세 중 막내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은 일찍이 독자 경영을 해왔다. 두산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세 자녀(박효원·예원·승원)도 두산 회사들과 거리를 뒀다.

◇4세 혼맥 재벌가와 거리 멀어···대부분 평범한 집안 반려자 선택=두산 3세들이 정재계와 혼맥을 형성한 것과 달리 4세들은 대부분 평범한 집안과 혼인을 맺었다. 박정원 회장은 김인기 전 공군참모총장 딸인 김소영 씨와 결혼했고 박혜원 부회장은 서경석 서울대 교수와 가정을 이뤘다. 박지원 부회장은 아내 서지원 씨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 집안과 인연을 맺게 됐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녀인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 남편 서승범 씨가 처남이다.

박용성 전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부회장과 차남인 박석원 부사장은 평범한 집안과 혼인을 맺었다. 박용현 이사장의 세 아들 박태원·형원·인원 씨도 마찬가지다. 박용만 회장 장남 박서원 대표는 조수애 아나운서와 재혼을, 박재원 상무는 코오롱 창업일가 사위인 치과의사 이철민 딸과 결혼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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