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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출신 ‘김상헌’ 배민 이끈다···김봉진 의장은 싱가포르 매진

판사 출신 ‘김상헌’ 배민 이끈다···김봉진 의장은 싱가포르 매진

등록 2021.04.22 16:45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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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직 새로 만들어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 영입우아DH아시아 집중 위해 ‘안살림’ 도맡을 인재 필요 김 의장 제외하면 가장 높은 직급 2인자 한국시장 총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가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부회장을 맡으며 배민을 이끌게 됐다. 현재 김봉진 의장이 ‘우아DH아시아’ 운영을 위해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만큼, 앞으로 김 의장은 김상헌 부회장과 김범준 대표에게 국내 사업을 맡기고 글로벌 영역에 집중할 전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올해 초 배민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7년부터 배민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경영 자문을 해왔다. 배민이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당초 배민에는 ‘부회장’이라는 자리가 없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을 영입하기 위해 기존에 없던 부회장 자리를 새롭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김봉진 의장을 제외하면 배민 내에서 직급이 가장 높다. 그만큼 김 부회장에 대한 신뢰가 두텁고 능력을 인정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봉진 의장이 김 부회장에게 국내 사업 전반을 맡긴 것은 우아DH아시아 법인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설립 승인된 우아DH아시아를 통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 닻을 올린 만큼 서로 국내와 글로벌 시장을 양분해 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아DH아시아는 아시아 지역 헤드 오피스다. 자회사인 푸드판다를 운영 중인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홍콩, 일본,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파키스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및 태국 지역과 함께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한국, 베트남, 일본 지역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DH가 김 의장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김 의장 또한 우아DH아시아 안착이라는 과제로 어깨가 무겁다. 앞서 DH는 2019년 말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추진하면서 아시아 지역 살림을 김 의장에게 맡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DH가 배민을 품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아시아 시장에서 김 의장의 마케팅 능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아시아 시장에서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푸드 딜리버리 시장에서 아시아는 블루오션이나 다름없다. 특히 아시아 국가는 오토바이 보급률이 높고, 배달 음식에 대한 친숙도가 높다. 시장 잠재력이 높아서 그랩, 우버이츠, 고젝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속속 진출해있고, 각자 견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DH 글로벌 매출에서도 아시아 지역은 약 31%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김 의장이 싱가포르에 체류하며 아시아 시장 입지를 넓히는 데 집중하게 되면서 김 부회장은 김범준 대표와 함께 내부 살림을 도맡을 예정이다.

특히 김 부회장은 업계에서 법조인 출신 경영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판사 출신(사법연수원 19기)으로 LG그룹 법무팀 부사장으로 일하다 네이버를 자리로 옮겼고 2009년 네이버 대표이사직에 올라 8년간 네이버를 이끌었다. 네이버에서는 모바일 경쟁력을 높였고 ‘라인(LINE)’의 상장 등을 주도하기도 했다. 네이버 퇴임 직전에는 연 매출 4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와 함께 플랫폼 산업에 대한 규제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김 부회장이 대관과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것도 큰 장점이다.

실제 김 부회장이 네이버 대표로 있던 2008년 네이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또 중소상공인 희망재단에 출연하는 등 소상공인 비즈니스와 관련된 활동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배민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 부회장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배민 최고 경영진에 폭넓은 경영 자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법인 통합 이후 회사 차원에서 자문이 지속해서 필요해 김상헌 부회장을 모시게 된 것”이라며 “일상적 경영은 김범준 대표가 진행하지만, 김 부회장이 업계 경력도 많고 그간의 자문이 많은 도움이 됐기에 영입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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