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1주문 1배달’, 소비자 니즈 저격해 영토 확장강남 3구 빼앗길라···배달의민족도 단건 배달 시범 운영배민 커넥트 가입 편의성↑, 라이더 모시기에도 사활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은 내달 초 일반인 라이더인 ‘배민 커넥트’를 위한 배달 앱 ‘배민배달앱’을 출시한다. 그동안 배민 커넥터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에 지원서를 내고, 별도 승인을 받아야만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이번에 앱이 출시되면 앱에서 직접 계정 생성을 할 수 있어 가입 과정이 간소화된다.
배민의 이번 앱 출시는 치열해진 라이더 확보 경쟁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배달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시기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는 주요 배달 앱 월 이용자 수(MAU)가 우아한형제들 58%, 요기요 31%, 쿠팡이츠 11% 수준인 것으로 추정한다.
이 중 지난 2019년 쿠팡이 선보인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매섭다. ‘1주문 1배달’을 차별화 포인트로 앞세워 론칭 2년 만에 업계 2위인 요기요를 맹추격하는 동시에 배달의민족까지 위협하고 있다.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의 경우 고객들이 상품을 받아보기까지 6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라이더가 평균 3~5건의 주문을 한꺼번에 묶음 배달하기 때문이다. 요기요 익스프레스 또한 묶음 배차가 가능해 콜 수가 많은 지역의 피크타임 때는 3건 이상의 주문을 한 번에 처리하는 때도 있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평균 20~30분이면 주문 음식을 받아볼 수 있다. 빠른 배달이라는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 MAU는 지난해 1월 27만 명에서 12월 284만 명으로 약 10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달에는 390만 명으로 배달의민족 1728만 명, 요기요 697만 명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기세를 몰아 지난해 말부터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 데 이어 하반기 들어 경기권 공략을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부산광역시를 시작으로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순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쿠팡이츠는 내달까지 호남지역과 강원도·제주도까지 서비스 지역을 늘릴 예정이다.
배민은 쿠팡이츠가 요기요 이용자들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영토를 확장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민은 배달 시장 호황에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94.4% 증가한 1조995억 원을 기록했다. 자영업자가 배민을 통해 올린 매출(앱 거래액)은 15조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핵심 상권인 강남 3구에서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이 이미지 배민을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짝 긴장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서울 지역은 쿠팡이츠가 거의 점령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강남 3구 이외에서도 배민라이더스와 쿠팡이츠의 콜 수를 비교하는 글도 속속 올라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민도 강남·송파 일부 지역에서 1주문 1배달을 원칙으로 하는 ‘번쩍 배달’ 서비스 시범 운영에 나섰다. 애당초 번쩍 배달은 45분 이내 배달이 원칙으로 했으나, 쿠팡의 기세에 아예 1주문 1배달로 기조를 강화했다. 번쩍 배달은 배민 전업 라이더 배민라이더스와 배민 커넥터들만 배달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일반 배달 대행(일대)에는 주문을 주지 않는다.
이번에 배민이 앱을 출시해 배민 커넥트 가입 편의성이 증대되면, 주말이나 남는 시간에 반짝 근무하는 배달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배민 또한 1주문 1배달 기조를 내세움과 동시에 커넥트 가입 절차를 개선해 일대 배달을 직접 배달로 유도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일대로 넘어가는 배민콜이 번쩍 배달로 바뀌면 쿠팡이츠는 배민의 적수가 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1주문 1배달 시범 운영을 시도하면서 점유율 사수에 들어갔고, 라이더 모시기에 돌입한 만큼 주문이 일대에 흘러 들어가게 방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