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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목동 ‘활활’ vs 압구정 ‘잠잠’···토지거래허가 예고지역 온도차

여의도·목동 ‘활활’ vs 압구정 ‘잠잠’···토지거래허가 예고지역 온도차

등록 2021.04.25 12:54

수정 2021.04.25 12:55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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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27일 발효일부 '규제' 아닌 '호재'로 해석재건축 호가 올리고 물건 들여

여의도 시범아파트. 사진 = 김소윤여의도 시범아파트. 사진 = 김소윤

오는 27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를 앞둔 여의도·목동 등의 재건축 단지에서 규제 전 '막바지 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 주민들은 이번 규제로 당분간 거래가 움츠러들 수 있지만, 서울시가 곧 재건축 규제를 풀어줘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감내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반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강남권 거래는 상대적으로 잠잠한 편인 것으로 나타나 온도차를 보였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시가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 4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21일 이후 해당 지역에서 다급하게 매수를 타진하는 문의가 늘어나고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대지 지분 주거용 18㎡, 상업용 20㎡ 초과 부동산을 매입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택의 경우 구매 후 2년 동안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해진다.

서울시는 이 규제를 27일부터 발효하기로 했는데, 규제 시행에 앞서 서둘러 거래를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규제 발표 당일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는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118.12㎡가 26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주택형은 작년 7월 20억원(8층)에 신고가로 거래된 이후 올해 1월 21억3천만원(7층), 2월 22억원(5층), 이달 3일 24억원(3층) 등 신고가 경신을 이어왔는데, 직전 거래 이후 2주 만에 2억원이 오른 최고 가격에 매매가 성사된 것이다.

인근 B 공인 대표는 "규제가 발효되는 27일 이전에 아파트를 사려는 막판 매수 문의가 늘었다. 집주인들은 물건을 들이는 상황이고 매수자들은 5천만원까지는 올려줄 용의가 있으니 거래하자고 달려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규제 지역으로 함께 묶인 여의도 수정아파트에서도 주말 사이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인근 S 공인 대표는 "올해 들어 매물은 좀 있었지만, 거래는 1∼2건이 전부였는데, 규제 발표 뒤 신고가 거래가 1건 있었고, 지금은 매물이 급격히 줄어 매수자가 있어도 거래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에서도 이번 주말 사이 10여건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목동1단지 인근 J 공인 관계자는 "지난주 수요일 오세훈 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발표 후 토요일까지 나흘간 1단지에서만 2∼3건 거래가 이뤄졌다. 2단지도 2건 계약서를 썼다고 하고 뒷단지들도 거래가 1∼2건씩 있었다. 대부분 신고가 거래"라고 했다.

목동 S 공인 대표는 "금요일과 토요일에 급매를 찾는 전화가 많이 걸려왔는데, 급매는 없고 기존 물건들도 들어가거나 호가가 1억원씩 오른 상황"이라며 "그래도 거래를 하겠다는 매수자들이 있어 인근 부동산들이 바빴다"고 했다.

S 공인 대표는 "가격이 좀 내려가면 급매를 잡으려 기다리던 매수자들이 오 시장 당선 뒤 안전진단 등 재건축 규제가 풀릴 것 같으니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는 말에 시간이 없어지니 더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에도 규제 발표 후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성수동 T 공인 대표는 "규제 발표 후 매매 관련 문의가 늘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며 "이 지역은 서울시장 선거 전부터 집값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였는데, 그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초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압구정동은 여의도·목동·성수동보다는 차분한 분위기다.

압구정동 S 공인 대표는 "이쪽은 이미 매수할 사람은 대부분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전 매수하려는 사람은 있어도 가격대가 맞지 않고 매물도 없어 거래는 잘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압구정 특별계획구역은 올해 들어 6개 구역 중 4개가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는데, 이후 거래가 거의 끊긴 상황이다.

작년 6·17 대책에서 조합설립 후 아파트를 매수하면 2년간 직접 거주해야 입주권을 주기로 해 조합설립 전까지 매수세가 몰렸고, 조합설립 후에는 거래가 끊겼다는 게 중개업소들 얘기다.

규제 지역 외 재건축 단지들도 여전히 매도자 우위 분위기다.

1981년 준공한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는 131.08㎡가 규제 발표 후인 23일 22억원(10층)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41년 차 아파트인 이 단지는 최근 송파구청에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하는 등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오 시장 취임 후 이쪽 구축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서두르자는 분위기가 강해졌고, 실제로 우성처럼 조합설립에 나서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기대감이 커져 호가는 1억∼2억원씩 오르고 매물도 들어간 상황"이라고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 주민들은 당분간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도 조정을 받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우려보다는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 컸다.

안중근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원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일시적으로 거래를 묶어 가격을 억제하겠다는 것이지 장기적으로 가격을 억제하겠다는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며 "오 시장 취임을 계기로 지구단위계획 고시로 사업이 빨리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성수동 T 공인 대표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소유주들은 그동안 막혔던 50층 개발이 오 시장 당선 이후 속도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이번 규제로 기대감이 더 커졌다"며 "지금 집값이 2억∼3억원씩 더 오르면 오 시장도 비판을 받을 테니 이 정도 규제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건축 규제 완화가 중앙정부·서울시의회에 막혀 지지부진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목동7단지 재건축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거래는 어렵게 해놓고, 막상 재건축 규제는 풀리지 않아 안전진단조차 통과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다"며 "주민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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