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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사회공헌 약속 지키는 삼성家···의료·미술계 ‘훈풍’

이건희 사회공헌 약속 지키는 삼성家···의료·미술계 ‘훈풍’

등록 2021.04.28 17:48

수정 2021.04.29 07:41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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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대응에 7천억원 기부···국내 최초 전문병원 건립시가 10조원 이르는 ‘이건희 컬렉션’ 미술품 대거 기증

이건희 사회공헌 약속 지키는 삼성家···의료·미술계 ‘훈풍’ 기사의 사진

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회장이 생전 약속한 미술품 기증을 비롯해 수조원대의 의료 사회공헌 활동 실천에 나서기로 하면서 의료계와 미술계도 반색하고 있다.

삼성 일가가 감염병 대응에 7000억원을 기부하고 전문 병원 건립과 연구 지원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히면서다. 기증이 결정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미술품에는 국보급 수작이 다수 포함돼 시가로 따지면 10조원이 넘는다는 추정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 회장은 생전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며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고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삼성 일가는 “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으면서 12조원의 상속세를 내기로 했다”면서 이러한 사회공헌 이행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며 “이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을 비롯해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계획이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이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과 운영 등에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아암과 희귀질환을 위한 지원안도 내났다.

이들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 기증 계획도 나왔다.

삼성 일가는 “(이 회장의) 개인 소장 미술품 1만 1000여건과 2만 30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립기관에 기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미술품은 국보 등 지정문화재와 함께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을 비롯한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보물 46건)을 비롯해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最古)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 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또한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과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을 포함한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국민들이 국내에서도 서양 미술의 수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어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와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족들은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이 회장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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