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에 171조 투자···파운드리 경쟁력 끌어올린다

‘시스템반도체 2030 비전’ 133조보다 38조원 증액

‘첨단 EUV 설비’ 평택캠퍼스 3라인 내년 하반기 완공

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가 향후 10년간 시스템반도체에 집행할 투자비를 당초 계획한 133조원에서 38조원 늘어난 171조원으로 확대한다. 대만 TSMC와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13일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시스템반도체 부문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첨단 파운드리 확대를 통해 5세대 통신(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 토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4월 화성사업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열고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통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총 133조원이 투입되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김기남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며 “수성에 힘쓰기 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적 투자에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또 “지금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분수령 위에 서 있고 대격변을 겪는 지금이야 말로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 크지만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 담대히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는 최근 모든 산업영역에서 전례 없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각국 정부가 미래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K-반도체’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2022년 하반기에 극자외선(EUV) 기술이 적용된 14nm(나노) D램과 5nm 로직 제품을 양산하는 평택 3라인의 클린룸을 완공한다. 신공장은 축구장 25개 크기로 현존하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팹이다. 모든 공정은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의해 전자동으로 관리된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로서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전초기지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서의 주도적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과 지원·투자도 더욱 확대키로 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대상 지적재산권(IP) 호혜 제공, 시제품 생산 지원, 협력사 기술교육 등 다양한 상생 활동을 더욱 확대한다는 게획이다. 또 공급망 핵심인 소재·부품·장비 업체는 물론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학계와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