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CBDC 모의실험 연구용역 업체 요청서 공개시중銀,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 상대로 경쟁 펼칠 듯“LG CNS 컨소시엄은 대부분 시중은행이 참여할 듯”
앞서 한은은 CBCD 모의실험 연구용역 사업자 선정 제안요청서를 공개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4월 총 3단계의 CBDC 파일럿 테스 추진 계획의 일환이다. CBDC 기반업무(1단계)와 CBDC 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2단계)은 마무리된 상대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이 CBDC를 제조 및 발행하면 민간이 이를 통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사업 기간은 10개월 이내, 예산은 49억6000만원이며 일반경쟁 방식이다.
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은의 CBDC 사업에 대한 연구 의지는 분명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CBDC 발행 시기에 대해 “기술적인 문제 뿐 아니라 제도적인 요인도 있기 때문에 시기를 구체화 하긴 어렵다”면서도 “신용이나 유동성에 위험이 없는 CBDC 도입 필요성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진행될 모의실험을 토대로 기술적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도입이 결정된다면 그 시점에서 곧바로 시행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중앙은행의 기조에 시중은행도 사실상 CBDC 플랫폼 구축 부문에서 한발 앞선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대부분 시중은행은 기술력 측면을 보완해줄 수 있는 블록체인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부터 한국은행 CBDC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자산을 수용할 수 있는 멀티에셋 전자지갑(Multi-Asset Wallet)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투자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달 LG CNS와 가상자산 플랫폼 시범 구축을 완료한 신한은행도 한은 연구용역 입찰에 적극적으로 임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가상자산 유통 플랫폼은 한은이 CBDC를 발행하면 중개기관인 신한은행이 CBDC를 개인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우리은행도 CBDC를 유통하는 데는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거 자체 발행한 위비코인을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실질적으로 소비 조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은 연구용역에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비코인은 지난 2017년 우리은행이 ‘디지털화폐 상용화’ 사업의 일환으로 발행했던 가상자산이다. 우리금융 통합포인트인 위비머니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힌 것으로 국내 은행 가운데 최초로 디지털화폐 발행을 추진한 사례다. 현재 위비코인 상용화는 보류된 상태이지만 기술 개발은 완료했다는 게 우리은행의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포스텍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함께 CBDC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포스텍과 컨소시엄으로 한국은행 CBDC 연구용역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든 시중은행이 블록체인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 합작해 한국은행 CBDC 유통 플랫폼 구축을 준비해왔다”며 “한 가지 경로로만 입찰하기 보단 다양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선정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와 컨소시엄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부연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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