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본입찰 롯데쇼핑·이마트 2파전으로 압축인수시 이커머스 상위 도약하나 가격 대비 인수효과 의문
◇이커머스 시장 장악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필요 =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참여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SK텔레콤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와 신세계가 써낸 인수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맞대결을 펼쳐온 롯데와 신세계가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도 본격적인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롯데와 신세계는 오프라인에서는 압도적인 상위기업이나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거래액이 각각 7조6000억원, 3조9000억원으로 아직 신생기업이나 다름없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야심차게 출범한 통합 쇼핑 애플리케이션 롯데온(ON)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으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SSG닷컴 비교적 시장에 잘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으나 거래액만 놓고 보면 롯데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 기업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지난해 약 20조원으로, 네이버쇼핑(28조원), 쿠팡(22조원)에 이어 업계 3위에 올라있다.
특히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보는 것과 달리 이베이코리아는 유일하게 수년째 흑자를 내고 있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 등도 매력적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은 2015년 7994억원, 2016년 8634억원, 2017년 9519억원, 2018년 9812억원에 이어 2019년 1조945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2015년 801억원을 기록한 후 2016년 669억원, 2017년 623억원, 2018년 485억원, 2019년 615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3000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으로 추정된다.
◇자금 조달은 가능한데···시너지 기대 못 미칠까 우려 = 롯데와 신세계가 얼마를 제시했는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가격이 인수전 승자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매각 측에서는 5조원 이상의 가격을 원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롯데와 신세계가 그 정도 수준의 가격을 적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 모두 자금 조달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은 약 4조원 수준이며 지난 4월 롯데물산에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 지분 15%를 팔아 8312억원도 확보했다.
이마트의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9000억원이나 매년 영업활동에서 창출하는 현금 흐름과 네이버라는 우군을 고려하면 이베이 인수가 가능하다. 또 지난달에는 가양점을 매각해 7570억원의 실탄도 장전했다. 다만 요기요 인수전, 스타벅스의 본사 지분 인수 등 추가 인수합병(M&A)을 고려 중이라는 점이 관건이다.
문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효과가 실제로 클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는 점이다. 3~4조원의 금액을 지불하고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으면서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우선 이베이코리아가 영위하는 오픈마켓 사업이 이미 롯데와 신세계가 하고 있는 서비스와 겹친다는 점이 문제다. 게다가 오픈마켓은 물류센터 등을 필요로 하는 직매입 형태 이커머스보다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적게 들어 경쟁자가 많다. 이미 유사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많다보니 차별점을 찾기가 어렵다.
이베이코리아의 풀필먼트 사업이 롯데와 신세계에게 매력적일 수는 있으나,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물류센터가 아직 용인, 동탄, 인천 3곳뿐이기 때문에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또 롯데와 신세계 인수 후 조직의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내는 사람이 많다. 롯데와 신세계가 그 동안 5조원이라는 몸값이 비싸다며 몸을 사려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해서 롯데와 신세계 입장에서 상대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것을 두 손 놓고 볼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극단적으로는 이번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는 쪽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완전히 뒤쳐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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