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귀국 후 롯데물산 8300억 롯데쇼핑에 지원엔지켐생명과학 투자 등 M&A 논의도 빨라질듯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월 일본으로 떠난 후 석 달 만인 이달 10일께 한국으로 귀국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지난주께 업무에 복귀했다.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회장 취임 후 홀수달은 한국에서, 짝수달은 일본에서 업무를 챙기는 ‘셔틀 경영’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경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49재 막재를 치른 후인 3월 출국해 5월 초 한국으로 돌아왔다. 같은해 8월에도 일본으로 출국한 후 두 달여 만인 10월 돌아와 정기 그룹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는 1월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회의)을 마친 후 2월 출국해 약 3개월간 일본에 체류하며 일본 롯데의 현안을 챙겼다.
신 회장은 한국에 돌아온 후 그룹 현안을 직접 살펴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비롯해 엔지캠생명과학 투자 등 인수합병(M&A) 관련 보고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 회장 귀국 후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내부 분위기가 다소 변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롯데그룹은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측에서 원하는 가격인 ‘5조원’이 비싸다고 판단해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입장이었다. 롯데그룹의 컨설팅을 맡은 삼정KPMG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제외한 이베이코리아의 적정 인수가격이 3조원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게다가 매각 측이 원하는 5조원은 롯데그룹이 롯데온을 개발하는 데 투자한 비용인 약 3조원을 훌쩍 넘는 가격인 만큼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총수가 한국에 없는 상황에서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귀국한 후 롯데물산에 ‘백기사’ 역할을 맡기며 롯데쇼핑에 현금을 지원했다. 롯데쇼핑은 보유 중이었던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의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을 롯데물산에 매각하며 약 8300억원을 조달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적정 인수가로 판단한 3조원보다 더 베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5개 점포와 물류센터를 롯데리츠에 양도하며 약 73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한 바 있다. 현재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과 이익잉여금 등을 포함하면 인수대금 마련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신 회장이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 애플리케이션 롯데온에 실망한만큼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올해 첫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낸 바 있는데 이것이 롯데온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외에도 신 회장이 귀국한 만큼 엔지켐생명과학 투자와 관련한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지난달부터 바이오 기업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일부 인수 등을 포함한 바이오 시장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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