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예비입찰 당시 시너지 크지 않다 판단했지만이커머스 경쟁 뒤쳐질라 요기요 본입찰 등판 가능성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참여해 각각 3조원, 4조원 안팎의 가격을 제출했다. 롯데쇼핑이 이마트보다 1조원 가량 적은 금액을 제출하면서 사실상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는 철수하게 됐다.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사를 접으면서 곧바로 이어지는 요기요 인수전 판도도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요기요 인수전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지난달 10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불참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사실상 철수하며 대신 요기요 인수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요기요 인수전 초반 업계에서 롯데그룹이 원매자로 거론됐던 것은 롯데그룹이 요기요 인수 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었다. 롯데그룹이 요기요를 인수하면 외식사업을 영위하는 롯데GRS, 세븐일레븐·롯데마트·슈퍼 등 오프라인 매장, 이커머스 ‘롯데온’까지 ‘퀵커머스(Quick-Commerce)’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롯데GRS의 경우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배달앱 ‘롯데이츠’도 서비스 중이기 때문에 요기요 인수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롯데쇼핑은 현재 롯데슈퍼프레시 1시간 배송·밀구루 1시간 배송·롯데마트 2시간 이내 배송·롯데백화점 3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요기요를 인수한다면 이들 오프라인 물류 거점을 활용해 라스트마일(고객에게 가는 최종 배송 구간)을 연계한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여러 이점에도 롯데그룹이 앞선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것은 이런 시너지가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요기요가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며 2위 지위가 불안해진 상황에서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들여 요기요를 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이번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한 만큼 요기요까지 신세계그룹에 내주면 이커머스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란 위기의식이 커질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이 다시 요기요 인수전에 등판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요기요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이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롯데그룹이 본입찰에 참여하는 것도 이미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에 요기요의 인수 가격도 인수전 초반보다 점차 떨어지고 있어 오히려 요기요의 매력이 상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요기요의 몸값이 최소 7000억 원대에서 최대 1조3000억 원대로 내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요기요 인수를 위한 자금도 충분하다. 올해 1분기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8615억원이다. 여기에 롯데쇼핑은 지난 4월 보유 중이었던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의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을 롯데물산에 매각하며 약 8300억원을 조달했다. 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이 요기요 인수전에 참전하면 당초 신세계와 MBK파트너스의 2파전에서 롯데그룹과 MBK파트너스의 2파전으로 양상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에 4조원을 써냈고 스타벅스 지분 인수도 앞둔 만큼 요기요를 추가로 인수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그룹이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큰 경쟁력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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