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같은 눈부신 성과는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지만, 비인기종목 양궁을 1985년부터 37년간 체계적으로 후원해 온 현대차그룹도 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27일 재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정몽구 명예회장부터 올해 양궁협회장에 재선임된 정의선 회장까지 37년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우수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 양궁 인구의 저변 확대에 기여해 왔다.
이번 도쿄대회에서의 성과는 정 명예회장이 양궁 발전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정 회장이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와 도쿄대회만을 위한 맞춤형 지원으로 대표선수단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이번 대회에서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AI(인공지능), 비전 인식, 3D 프린팅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훈련장비와 훈련기법을 적용했다. 이미 최강의 양궁 실력을 갖췄지만 이를 더 완벽하게 펼칠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 R&D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장비인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선수 훈련 영상 분석을 위한 자동편집 장비인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를 개발, 선수들의 훈련에 적용했다. 이와 함께 ▲3D 프린터로 선수의 손에 최적화해 제작한 맞춤형 그립을 대표선수단에 제공했다.
현대차그룹과 양궁의 인연은 정 명예회장 때부터 시작됐다.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던 정 명예회장은 LA대회 양궁여자 개인전에서 양궁선수들의 금빛 드라마를 지켜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하고,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현대정공에 여자 양궁단을 창단하고 이어 현대제철에 남자 양궁단을 창단했다.
아버지에 이어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올해 1월 열린 양궁협회장 선거에서 만장일치로 13대 양궁협회장으로 재선출되는 등 양궁인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지속적인 지원으로 양궁협회 재정 안정화는 물론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 양궁 저변 확대 등을 펼치며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정상에 오르게 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특히 정 회장은 양궁협회가 원칙을 지키는 투명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협회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갑작스런 선수 발탁이 없다.
국가대표는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서만 선발된다.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는 현재의 실적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칭스태프도 공채를 거쳐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발된다.
정 회장은 이번 도쿄대회에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참석해,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며 사기를 북돋았다. 특히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방역상황을 철저히 점검했다.
정 회장은 지난주 미국 출장을 마치자마자 양궁 응원을 위해 급하게 일본을 찾았고, 여자 단체전은 물론 남자 단체전까지 금메달 획득의 순간을 함께 하며 주요 경기마다 열띤 응원을 펼치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선수와 코치진의 노력, 국민적 성원, 그리고 현대차그룹의 후원 등에 힘입어 한국양궁은 지난 1984년 LA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 남자단체전까지 금메달 2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다.
같은 기간 양궁 종목에 걸린 전체 금메달의 70%를 대한민국이 차지한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지난 1978년 방콕대회를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 대회까지 금메달 42개, 은메달 25개, 동메달 16개를 차지하는 등 전체 금메달의 69%를 획득하며 세계 최강 자리에 올랐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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