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순이익 2조4438억원···역대 최고기록 경신‘8월 분기배당’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금융당국서 제동증권가 “배당 여력 충분···주주 친화 정책 본격화 적기”델타 변이 확산 따른 환경 급변 변수···배당 난망론 공존
배당 의지를 밝힌 신한금융은 물론 대부분의 증권사는 신한금융이 계획대로 분기배당을 실시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지적대로 코로나19 델타 변이 질환 확산 여파로 경제 회복세가 더뎌질 수 있는 만큼 쉽사리 배당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7일 올 상반기에만 2조443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한 후 “예측 가능한 주주 환원 정책을 실천하고자 올 6월 말 기준으로 명단에 등재된 주주들에게 분기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올해 3월 주총에서 중간배당만 가능했던 정관을 분기배당도 가능하도록 개정한 바 있다. 분기배당을 하면 배당락 폭이 감소하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을 낮출 수 있고 꾸준한 배당 수익이 보장되는 만큼 더 많은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 중 분기배당을 시행하는 곳은 많지 않다. 삼성전자나 포스코 정도만 꼽혔고 SK텔레콤이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선언할 정도로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금융회사는 역대 사례가 없던 일이다. 신한금융이 분기배당을 시행한다면 최초 사례가 된다.
그러나 신한금융의 배당 추진 발표 직후 금융당국이 발목을 잡았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한 국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배당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신한금융 경영진 측에 전달했다.
주주 대상 배당 여부 선택은 금융회사의 재량 선택 사항이지만 경제 주체가 겪는 고통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푸는 것은 경제 형평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일관된 뜻이다.
이 사안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도 두 갈래로 나뉘었다. 우선은 당국의 제동에도 신한금융이 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에 조금 더 무게가 쏠리고 있다. 역대 반기 기준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냈고 건전성도 탄탄한 만큼 배당을 해도 경영에 무리가 없다는 해석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해 가을 유상증자로 1조원 이상의 자본을 채운 덕에 스트레스테스트에서 배당제한 규제비율을 통과하면서 배당 성향을 20% 아래로 낮추라는 올 초 금융당국의 권고 속에도 유일하게 20%를 상회하는 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올해도 지난해 말 기준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고 자본 건전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튼튼해진 만큼 배당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신한금융 측 설명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지적대로 고배당으로 인한 시장 여론 악화 우려는 깊이 고려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증권가의 의견은 분분하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자산 건전성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에 나서도 크게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하면서 “실적과 자본 적정성이 개선된 만큼 주주 친화 정책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중간배당 정관을 분기배당으로 바꾼 것은 단순한 방법론 변경에 불과할 수 있으나 투자자들에게 이익과 배당 가시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 요인을 줄 수 있다”며 배당 지급 가능성이 큼을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금융지원 재연장 가능성 등 비우호적인 외부환경을 고려할 경우 실제 배당의 현실화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유보적 전망도 함께 내놨다.
배당 가능성을 매우 낮게 평가한 지적도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실제 배당을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매우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방역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추이가 단시간 내에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무리한 분기배당 강행보다는 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인 뒤 중간배당만 시행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신한금융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3.39% 오른 3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업황이 좋은데다 향후 배당 추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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