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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환경훼손‧교통난 심화···곳곳 ‘지뢰밭’

부동산 부동산일반

[8·4대책 1년 현장에선①태릉cc]환경훼손‧교통난 심화···곳곳 ‘지뢰밭’

등록 2021.08.09 17:36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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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골프장 1만가구 공급 계획, 주민 반발에 난항 겪어노원구 주민들 우려···“교통난 심해지고, 재개발 후순위”“인근 갈매신도시와 도시연담화 문제···정체성 모호해져”환경단체 “공원 조성이 녹지 보존에 합리적인 선택일 것”서울시 ‘원점 재검토’···노원구 ‘공급 계획 절반 축소’ 제안전문가 “지자체 및 주민들과 사전 협의 없이 추진해 문제”국토부 “8·4대책 신규택지 사업 계획 조만간 확정 발표”

태릉골프장. 사진= 주현철 기자태릉골프장. 사진= 주현철 기자

“출퇴근 시간마다 지옥이 따로 없다. 차로 이동하면 교통체증이 너무 심각하고 대중교통을 타더라도 사람이 너무 많다. 지금 별내, 남양주에 3기 신도시까지 들어서는 상황에서 대책 없이 1만 가구를 더 지어버리면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을 하느냐.”(노원구 주민)

“지난해 그린벨트를 풀어서 공급을 늘린다고 할 때 처음 거론되던 곳은 분명 강남구 내곡동과 세곡동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노원구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그린벨트는 강남에도 있는데 엉뚱하게 노원구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집을 짓는다는지 당췌 이유를 모르겠다.”(노원구 주민)

“주민 대부분은 태릉골프장 개발 을 반대 하고 있다. 지금 노원구에 30년 넘는 아파트단지가 꽤 있는데, 태릉 골프장 부지에 집을 짓게되면 재개발은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 불만이 많은 상황이다.”(노원구 공인중개사 관계자)

“국공유지를 이용해 대량의 공공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태릉골프장 부지에 공공주택을 공급하게 되면 인근에 있는 갈매신도시와 도시연담화 문제가 생긴다. 도시계획에서 도시 연담화 방지는 기본이고, 이를 막기 위해 그린벨트 설정을 해둔 것인데 행정구역이 다른 두 지역이 붙어버리면 정체성이 없어진다”(서울환경운동연합 관계자)

태릉골프장 입구 안내판. 사진= 주현철 기자태릉골프장 입구 안내판. 사진= 주현철 기자

정부가 서울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8·4공급대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먼저 사업 예정지 가운데 1만 가구 공급으로 가장 기대가 컸던 노원구 태릉골프장은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 속에 사업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애초 지구지정을 올 상반기까지 마칠 계획이었지만 하반기로 밀렸다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본지가 태릉골프장 인근 노원구 주민들을 만나본 결과, 주민들은 인구 과밀화, 교통 인프라 부족, 재개발 후순위, 녹지훼손 등의 이유로 해당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것을 강력 반대하고 있었다. 특히 과천정부청사 부지 개발이 백지화된 점을 들어 즉각 전면 취소를 촉구하는 모양새다.

다수의 노원구 주민은 “서울에 있는 직장까지 출퇴근하는데 왕복 4시간씩 걸린다. 그런데 교통문제는 해결해 주지 않고 집을 더 짓는다니 교통체증만 더 심해질 것”이라며 “만약 태릉골프장 부지에 집을 짓게되면 재개발도 뒤로 밀려날텐데 이것도 걱정이다. 솔직히 그린벨트는 강남에도 있는데 만만한 노원구에 짓는거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태릉골프장 부지에 공공주택이 들어서게 되면 인근 갈매신도시와 붙은 것과 다름없다. 한곳은 서울시고 길건너면 구리시가 된다. 단지는 인접해 있으면서 행정구역은 다른 상태가 되는 것”이라며 “도시연담화 방지를 위한 노력 없는 졸속행정”이라고 꼬집었다.

태릉골프장 전경. 사진= 주현철 기자태릉골프장 전경. 사진= 주현철 기자

환경훼손 문제도 지적했다. 초록태릉을지키는시민들 관계자는 “태릉골프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전면부에 위치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자연경관을 가로 막을 뿐 아니라, 태릉 골프장 내부에는 연지가 있어 문화재청이 발굴 복원계획이 무산된다”며 “지금 태릉골프장부지 근처에 남양주 별내 왕숙 갈매 등이 있는데 오히려 공원으로 조성하는게 녹지도 보존하고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걸림돌로는 국토부와 서울시, 노원구 간 협의가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지난 6월 태릉CC 개발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서울시는 “대상지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지정된 취지, 지역 주민의 환경·교통 문제 우려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원구 역시 국토부가 보낸 8·4 대책 후보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문에 ‘공급 계획 축소’ 의견으로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현재 8·4대책 관련 공급지역 개발계획과 관련해 주민들 의견을 취합해 국토부에 요청한 상태”라며 “현재 1만가구에서 5000가구로 축소하는 공급안과 대체부지 공급안 등을 국토부에 전달한 상태고, 현재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반발이 이어지자 국토부는 태릉골프장 개발에 따른 주택공급 물량을 조정하는 방안도 무게를 두고 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태릉과 관련된 공급 계획에 대해 “공급 규모를 줄이되 대체 부지를 찾는 방안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당초 나왔던 공급대책에 무리가 있음을 시인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나 지역 주민과 사전 논의 없이 중앙정부에서 공공주택사업 후보지를 낙점해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노원구 일대에서 대체지 발굴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송승현 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했으면 좋았을텐데 격화되는 분위기로 볼때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어려울꺼 같다”면서 “교통이나 환경 문제 등에 대한 고려없이 주택시장 안정화 때문에 너무 급하게 추진한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릉골프장 부지쪽에 주택을 짓게되면 인근지역과 도시연담화 문제로 향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지자체 별로 예산편성이 다르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렇다고 노원구내에서 대체지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태릉CC 등 8·4공급대책의 신규 공동택지 사업과 관련해 이달 구체적 발표를 할 예정이다. 우선 개발구상안을 발표하고, 이후에 지구지정 절차를 밟게 된다”면서 “지구지정 과정은 주민 설명회 등을 통해 지자체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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