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아부다비 회의 참석···미래준비”삼전 부사장 68명 승진...작년比 37명↑전자 계열사 40대 부사장 일제히 발탁인사제도 개편안 첫 반영···젊은 임원 승진폭 늘어
재계에선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이 전무와 부사장 직급을 통합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부사장 승진자가 대거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68명, 상무 113명 등 총 198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지난해 55명이던 전무 승진이 없어지면서 부사장 승진자가 작년보다 37명 늘었다.
◇이재용 첫 인사 실험···‘뉴 리더’ 발굴에 방점=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말 미국 출장을 마친 뒤 단행한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대표이사 전원 교체 등 수뇌부 물갈이 인사로 요약된다.
이틀 뒤 공개된 정기 임원 인사에도 파격은 이어졌다. 승진 인사 핵심 키워드는 ‘30대 상무·40대 부사장’ 발탁 등 차기 리더 발굴에 방점이 찍혔다. 나이에 상관없이 성과주의에 따른 확실한 보상과 승진 기회를 주겠다는 이 부회장 주도 ‘뉴 삼성’의 인사 혁신이 반영됐다.
신규 임원 평균 연령은 47세로, 능력 중심의 젊은 경영자 육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들은 젊은 경영진을 조기 육성할 수 있는 ‘삼성형 패스트 트랙’을 통해 40대 고위 임원을 배출했다.
삼성전자는 VD사업부 소재민(38), 삼성리서치 심우철(39), 반도체(DS) 메모리사업부 김경륜(38), 시스템LSI사업부 박성범(37) 상무 등 30대 상무 4명을 승진시켰다.
40대 부사장 승진자는 SET부문 VD사업부 Service S/W Lab장 고봉준(49) 부사장, SET부문 삼성리서치 Speech Processing Lab장 김찬우(45) 부사장, SET부문 생활가전사업부 IoT Biz그룹장 박찬우(48) 부사장, SET부문 글로벌기술센터 자동화기술팀장 이영수(48) 부사장, SET부문 무선사업부 UX팀장 홍유진(49) 부사장,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손영수(47) 부사장,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영업팀 신승철(48) 부사장, DS부문 미주총괄 박찬익(49) 부사장 8명이다.
외국인·여성 신임 임원 및 부사장 승진자는 총 17명으로 지난해(10명)보다 7명이나 늘었다. 이중 여성 부사장 승진자도 나왔다. 생활가전사업부 CX팀장 양혜순(53) 부사장이 주인공이다. 가전 전문가인 양 부사장은 비스포크 컨셉 개발을 통해 소비자 취향별 맞춤형 가전 시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사장은 나이와 연공에 상관없이 주요 경영진으로 성장 가능한 인물을 승진시켜 핵심 보직에 전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중동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부회장은 “아부다비에서 작은 회의를 가졌고, 세계 각 나라의 산업들에서 미래준비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전무·부사장 통합···계열사도 40대 부사장 잇달아=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 계열사에서도 40대 부사장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계열사마다 성과주의 원칙을 적용해 경영성과 창출 능력과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차세대 리더들을 조기 승진시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모듈개발팀장 최열(46) 부사장을 발탁했다. 이번 삼성 계열사 부사장에 오른 인물 중 나이로 보면 최연소 승진자다. 최 부사장은 1975년생으로 서울대 재료공학 박사를 마친 모듈 공정기술 전문가로, 베트남 법인의 모듈 신공법 및 재료 개발을 주도해왔다.
삼성전기는 김종한(49) MLCC개발팀 상무, 조정균(48) 모듈제조기술팀장 상무를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실행력과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고 유능한 임원의 조기 인사를 실시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젠(GEN)6' 소재 개발을 주도한 최익규(48) 상무를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디스플레이 소재 개발을 담당해온 최 상무는 2009년부터 배터리 소개 개발을 맡아왔다. 2017년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대한민국을 이끌 100대 기술 주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SDS도 권영준(48) 연구소 AI연구센터장과 서호동(49) 물류사업부 전자물류사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미래 준비를 위한 젊은 리더 양성에 기반한다.
재계에선 삼성이 40대 부사장 승진자를 다수 배출할 수 있었던 데는 능력 있는 임원의 조기 승진 외에도 전무와 부사장 직급 통합도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무 승진자들이 없어지고 상무에서 곧바로 부사장 직급이 생기면서 40대 젊은 임원의 부사장 승진자가 많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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