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우·GS건설’ 3파전으로 갈 듯흑석2에 일찍이 눈독 들인 삼성물산 일단 현설에 참여하며 발 걸쳤지만 법정분쟁까지 간다는 비대위에 ‘골치’ 또 간보기? 경쟁 건설들사에 양보?시행사 SH···“조합과 갈등 피할 수 있어”
최근 열렸던 현장설명회도 8곳의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룬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등 ‘3파전’ 경쟁구도가 예상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은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오는 4월 19일 입찰 마감 예정이다.
무엇보다 삼성물산이 과연 흑석2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본입찰에도 끝까지 참여할지에 관심에도 쏠린다. 그도 그럴것이 삼성물산은 여타 건설사들보다 일찍부터 흑석2구역에 눈 독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재개발이나 다름 없는 흑석2구역 관심을 보이자 당시 정비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삼성물산은 대개 “재개발은 가급적 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고수해 왔는데 통상 재개발은 재건축보다 조합원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갈등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흑석2구역은 탐나는 재개발 지역이었던 듯 하다. 최근 들어서도 ‘톡톡 래미안’ 채널과 지하철역 옥외 광고 등에 ‘흑석2구역, 삼성물산이 함께하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 홍보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공재개발이라도 입지, 클린수주만 가능하다면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게 삼성물산의 입장이다.
다만, 상가 소유주들 사이에서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자 삼성물산이 결국에는 발을 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아무리 매력적인 한강변의 재개발 사업지라도 삼성물산이 가장 꺼려하는 ‘조합원들의 갈등’ 요소는 피할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동안 삼성물산은 흑석2구역에서의 홍보 활동도 잠잠했다. 더군나 흑석2구역 내 상가 소유주들은 구역 내 절반 이상의 토지 지분을 소유한 그들을 설득하는 것은 만만찮은 작업일 수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현장설명회가 열리는 주민대표회의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 등을 벌이며 공공재개발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비대위는 “80%의 토지를 소유한 사람들의 생존 기반이고, 400여 명 자영업자 생계의 터전인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제2의 대장동 사태’를 조장하겠다는 것”이라며 공공재개발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비대위는 최근 서울 동작구청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주민대표회의구성 승인인가처분 및 SH 사업시행자 인가 처분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흑석2구역은 현재 가까스로 사업에 본격 닻을 올리고 있다. 흑석2구역 추진위원장은 “승인이 난다면 추진위는 주민대표회의로 대체되고 SH공사가 약정서를 체결해 시행규칙을 만든 뒤 시공사를 선정하게 된다. 현재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원안 설계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시공사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석뉴타운 내 한 조합원은 “아무리 상가 소유주들의 반발이 심했어도 다수가 원하니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흑석2구역에는 끝까지 발을 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 주민들이 있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공공재개발 시행자가 SH(서울주택도시공사)이다 보니 시공사 입장에선 부담이 적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흑석2구역 조합원들 일부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한 조합 관계자는 “래미안은 원래 간보기를 잘하는 것 같다. 시공사 간에 경쟁 자체도 잘 안하려고 하고 확실한 데만 뛰어드는 느낌”이라며 “처음부터 조합에서 본인(삼성물산)들을 모셔가지 않으면 간만 보다가 알아서 빠지는 것 같다. 다른 재건축 사례들만 봐도 알 수 있어서 별다른 기대를 안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흑석뉴타운에 주목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관심만을 가지고 입찰까지 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뚜렷한 사업 윤곽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며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흑석2구역은 흑석동 99의3번지 일대에 4만5229㎡ 규모에서 추진되는 공공재개발 사업이며 시행은 SH공사가 맡게 된다. SH공사는 재개발을 통해 지하 7층~지상 49층 높이의 아파트 12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강남 접근성이 좋은 데다 교통·교육·환경 여건도 양호하며 '준강남' 지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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