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출연금 지원 이유 사라져···분담금으로 충분"금감원 "금융회사 분담금 커질 것···경비 분담해야"전금법 개정 갈등이란 주장엔 양측 다 "아니다" 반박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2월 100억원 규모의 금감원 출연금을 뺀 2022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지난 2020년 12월 2021년도 예산을 확정하면서 2022년부터는 금감원 출연금 납부를 중단하기로 했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미 금감원에 이를 통보하고 결정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1998년 금감원 출범 당시부터 한은은 413억원의 출연금을 내며 지원했다. 2005년까지는 금감원 예산의 상당 부분을 한은 출연금이 차지했으나 2006년부터는 100억원으로 굳어졌다.
이에 따라 최근 5년 동안 한은의 출연금이 금감원 총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2.7~2.8%)이 줄어든 상황이다. 한은 내부에서는 금감원에서 총수입이 지출보다 큰 수지차익이 발생함에 따라 출연금 중단 논의가 지속돼 왔다. 금융기관 분담금만으로 자체 경비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출연금이 필요없다는 주장이다. 한은의 출연금은 발권력에 기초한 것이므로 긴급하거나 상당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해 최소한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금감원 출연 동기는 금감원 설립 초기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현재와 같이 금융기관의 수익이 증가해 금융기관 분담금만으로 자체 경비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 지원 동기가 충분히 달성됐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행의 금융기관에 대한 공동검사와 자료제출 요구권은 한은법에 보장돼 있는 사항으로 별도의 비용을 지급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난감한 모습이다. 일각에서 금융위원회에 한은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둘러싸고 이어진 갈등이 출연금 중단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나오자 금감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은의 출연금은 공동검사 또는 자료 제출요구에 대한 비용으로 봐야 하는데 금감원과 한은의 입장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이 출연을 중단하면 금융사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융업계에서 감독분담금이 과하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이어서 분담금 상향 조정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금감원은 최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입장문을 통해 "한은이 출연을 중단하면 금융사 부담이 증가한다"며 "한은과 감독당국의 공동 검사, 정보 공유 등에 대해 경비를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한은이 출연을 중단하면 금융회사 490여 곳이 100억원을 추가로 내야 해 각 사의 감독분담금이 평균 2024만 원(3.8%)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과 삼성생명 등 대형 금융사는 5억원대의 추가 부담금을 내야 한다.
금감원은 한은 측과 출연금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지난 2010년에도 출연금 중단을 통보했다가 협의 끝에 출연을 재개한 바 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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