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앤코, 경영권 포함 지분 60%→JC파트너스'3000억 규모' 피플라이프, M&A 시장 매물로한화생명금융 등 자회사형 GA 눈여겨 볼 듯"매각 윤곽 드러나면 판도 변화 분수령 될 것"
최근 영업이익 기준 GA업계 4위인 리치앤코는 사모펀드와 투자 계약을 맺으면서 경영권을 넘겼고, 또 다른 대형 GA인 피플라이프는 매물로 나왔다. 보험업계는 지난 2020년 말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가 당시 GA업계 5위 규모 대형 리더스금융판매를 일부 인수한 사례에 주목하면서, 원수보험사 자회사형 GA들이 이들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GA 중 하나인 리치앤코는 지난 25일 사모펀드 JC파트너스와 경영권 인수를 포함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JC파트너스는 리치앤코 지분 60%를 1850억원에 확보하게 됐다.
리치앤코는 소속 설계사 수 4071명(2021년 말 기준)에 이르는 대형 GA다. 대면 영업 축소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GA코리아, 글로벌금융판매, 인카금융서비스, 프라임에셋 등 상위 5위 GA의 설계사 수가 모두 줄어든 가운데도 증가세를 보인 몇 안되는 곳이다. 보유 설계사 수로 보면 업계 12위 수준임에도 영업이익으로 보면 5위 안에 랭크되는 등 경쟁력도 높다.
그러나 리치앤코의 내부 현금흐름은 몇 년 째 정상화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1200%룰 등으로 수익성도 악화됐다. 게다가 한승표 리치앤코 대표 등 경영진들이 회사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으며 법적 리스크까지 얻었다.
이 가운데 디지털 인력 확충 등 사업 규모는 날로 커져 외부 자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한 대표는 자신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으면서도 최대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JC파트너스를 백기사로 활용했다. 한 대표는 지난 2019년 JC파트너스 소유 MG손해보험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주식매매계약은 JC파트너스의 장기 계획과도 맞아 떨어졌다. JC파트너스는 MG손해보험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KDB생명 인수를 추진 중이다. 동시에 리치앤코 지분도 확보해 궁극적으로 '생보·손보·GA'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JC파트너스의 복안이다.
대형 GA 중 하나인 피플라이프도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최근 피플라이프는 몸값 약 3000억원 수준으로 M&A 시장에 나왔다. 매각 주관사는 도이치뱅크로 지정됐다.
피플라이프는 코로나19 여파로 현학진 회장의 주력 신사업인 '보험클리닉'이 고전하면서 자금난에 부딪혔다. 피플라이프의 보험클리닉은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 정규직 설계사를 두고 고객이 직접 찾아와 상담·가입을 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피플라이프는 이를 통해 고객과 접점을 높이고 불완전판매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하지만 보험클리닉은 당초 목표였던 500개 점포 오픈을 이루지 못하고 지난해 연말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이 난항을 겪은 데다 보험업의 특성상 자발적인 보험 상담 니즈를 가진 고객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신 정규직 설계사 인력과 전략영업채널을 재정비해 전국 8개 사업단, 19개 지점으로 새로운 영업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인수 예상자로는 국내 자회사형 GA를 운영하는 보험사들로 꼽힌다. 업계는 자회사형 GA들이 규모를 단박에 키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대형 GA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언했다. 이는 최근 기존 GA업계 수익성 악화로 탄탄한 자본력과 교육프로그램을 갖춘 자회사형 GA로 설계사들의 이동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업계 변화를 예상케 한다.
우선 한화금융서비스는 최근 설계사 조직 이탈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조직 규모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어 유력 후보로 점쳐진다. 앞서 한화생명은 올해 한화금융서비스의 사업 전략 중 하나로 "GA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지분투자나 인수, 제휴 "를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공격적으로 설계사 수를 늘려가고 있는 삼성화재금융서비스도 피플라이프를 눈여겨 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 설계사 수는 매년 20% 이상 증가 추세다. 2020년 하반기 2729명에서 2021년 상반기 3117명으로 반기만에 14.2% 늘었고,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는 3678명으로 전기 대비 18.0% 증가했다.
지난해 피플라이프 정규직 설계사 영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도 후보군이다.
GA업계 관계자는 "거대 자본을 가진 보험사 자회사형 GA들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첫 번째 지각 변동이 일어났었다"며 "이 가운데 기존 GA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인력 유출도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피플라이프 매각 윤곽이 드러나게 되는 시점이 업계 판도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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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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