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시장 진출 소식에 3만3050원→2만8650원 '뚝'車 반도체 이슈에도 밸류에이션 부담···PER 47배 달해증권가 "현대차 진출 영향 적을 것···온라인 수혜 기대"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케이카는 전거래일보다 1.42%(400원) 오른 2만8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케이카 주가는 지난 7일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일주일 새 13% 하락했다. 4일 3만3050원으로 마감했던 주가는 7일(3만2050원), 8일(3만300원), 9일(2만8250원)까지 사흘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 진출을 지난 7일 공식화했다. 구매 후 5년, 주행거리 10만km 이내의 신차급 인증 중고차만을 판매할 계획이라는 방침이다. 또 정밀한 품질검사를 위해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를 구축하고 정보 비대칭 문제 해소를 위해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등 신규 서비스를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중고차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신차 시장 점유율을 현대차와 기아가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고차 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다. 양질의 중고차를 대기업이 독점하게 되면서 나머지 중고차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케이카 주주들 역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케이카는 국내 최대 인증 중고차 업체로 올해 1월 기준 중고차 시장 점유율은 5.73%다. 자동차 반도체 이슈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실적도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차의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케이카 종목토론방에는 "현대차 때문에 악재가 있다" "경쟁자가 늘어나는데 호재일 리가 없다" "연기금이 매수한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 이상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 이후 케이카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케이카는 작년 10월 상장한 직후 공모가(3만원)보다 낮은 2만원대에 거래됐지만 반도체 이슈로 중고차 가격이 오르자 지난해 12월 4만3200원까지 급등했다. 현재는 조정을 받고 있지만 이날 기준 케이카 PER(주가수익비율)은 47.59배에 달한다. 통상 PER은 1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고평가로 본다.
다만 증권가에선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케이카에겐 기회가 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직까지 현대차의 매입한 차량을 매각하는 방식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온라인 시장 위주의 진출이 유력한 만큼 온라인 중고차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경록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현대차의 국내 중고차 사업 진출로 케이카의 성장 스토리는 강화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오프라인 중고차 판매 채널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중고차 시장 온라인 침투율이 상승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케이카에겐 기회"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직접 중고차를 상품화해 판매하면서 대량의 차량을 보유·유통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업체는 케이카가 유일하다"며 "향후 전기차 중고차 시장이 도래하면, 전기차 가격 책정과 배터리 잔존 가치 판단을 위해 케이카 데이터에 대한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의 차량 매입 계획은 케이카에게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며 "케이카 매입 대수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있지만 케이카의 매입 채널로 현대차의 경매장이 생기는 효과일 뿐 매입 대수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대기업의 시장 진입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대기업 진입에 따른 온라인화가 트렌드가 될 수 있고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라며 "온라인화에는 디지털 지향적이고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업형 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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